'마운자로 아기' 있어도 '위고비 아기'는 없다?…피임 전 팩트체크

마운자로, 경구피임약 흡수 영향 가능성…4주간 추가 피임 권고
위고비, 생체이용률 감소 확인 안돼…임신 중 사용은 모두 주의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경구피임약의 상호작용이 성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는 경구피임약의 체내 흡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된 반면 '위고비'는 관련 연구에서 경구피임약의 생체이용률을 감소시키지 않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약사협회지(JAPhA)에 게재된 문헌고찰 논문은 GLP-1 계열 약물이 호르몬 피임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6건의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경구피임제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확인된 성분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였다.

연구에서 티르제파타이드와 경구피임약을 함께 투여했을 때 피임약 성분의 최고혈중농도는 최대 66% 감소했다. 체내에 노출된 약물의 전체 양을 나타내는 약물노출총량도 감소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추는 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함께 복용한 경구피임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은 이 같은 가능성을 고려해 마운자로 투약을 시작한 뒤 4주간과 용량을 증량할 때마다 이후 4주간 경구피임약과 함께 콘돔 등 장벽피임법을 추가하거나 비경구 피임법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서는 다른 결과가 확인됐다. 2015년 국제학술지 '임상약리학저널'에 게재된 약동학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에티닐에스트라디올·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복합 경구피임제를 함께 투여한 결과 피임약 성분의 생체이용률이 감소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내 위고비 제품설명서에도 반영돼 있다. 제품설명서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경구피임제의 생체이용률을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시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차이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 중 의도하지 않은 임신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던 중 예상하지 못한 임신을 했다는, 이른바 '마운자로 베이비'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MHRA의 이상사례 신고체계에도 GLP-1 계열 의약품 사용자의 임신 관련 신고가 40건 넘게 접수됐다. 이 가운데 티르제파타이드 관련 신고가 26건이었다. 다만 신고 사례가 모두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구피임약과의 상호작용은 성분별로 다르지만, 임신과 관련해서는 마운자로와 위고비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MHRA는 임신 중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임신 중 약물 사용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 위고비는 최소 2개월 전, 마운자로는 최소 1개월 전에 투약을 중단하도록 안내한다. 치료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면 약물 사용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체중 감소가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디언은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의 생식내분비 전문의 차나 자야세나 교수를 인용해 비만으로 생식능력이 저하된 여성은 체중을 감량하면서 임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