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간질환 'PFIC' 더는 막막한 병 아니다"…치료 접근성 개선 기대

국내 첫 PFIC 북토크…환자·가족·의료진 한자리에
'빌베이' 급여로 치료 접근성↑…혁신 치료 확대 한목소리

4일 서울 종로구 교원투어빌딩에서 열린 'PFIC 인사이트' 북토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은 설명하고 치료를 계획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4일 서울 종로구 교원투어빌딩에서 열린 'PFIC 인사이트' 북토크에서 "PFIC 치료제 '빌베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 기준이 달라 국내 허가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는데, 현재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교수는 "성인 환자의 경우 약값이 한 달에 4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고 평생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라며 "다행히 대부분의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희귀 담즙정체성 간 질환 환자와 가족, 의료진, 환자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질환을 넘어 삶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PFIC를 비롯해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알라질증후군, 담도폐쇄증 등 다양한 희귀 간 질환 환자와 가족, 의료진, 환자단체가 참석해 환자들이 겪는 현실과 사회적 과제를 공유했다.

고 교수는 PFIC 환자를 진료하며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이 진단부터 치료, 일상에 이르기까지 겪는 여정을 소개했다. 전문가 토크에서는 고 교수와 허문행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진단 지연과 질환 인지도 부족, 소아에서 성인으로 이어지는 전환기 관리의 중요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사회적 지원 체계 등을 논의했다.

최근 희귀 간 질환 치료 환경의 변화도 주요 화두였다. 참석자들은 PFIC 치료제 '빌베이'가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충분한 치료 선택지가 없는 환자들이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혁신 치료제에 대한 신속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PBC 분야에서는 가려움과 피로, 수면장애 등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증상이 충분히 관리되지 못하는 현실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신약의 신속한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현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희귀 간 질환 환자와 가족들이 가야 할 길'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방 국장은 조기 진단 강화와 치료 접근성 개선, 전문 진료체계 구축, 경제적·심리적 지원 확대 등 환자들이 바라는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또 환자들이 단순히 질환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우회와 연대의 중요성도 함께 조명됐다. PFIC와 PBC, 알라질증후군, 담도폐쇄증 등 질환은 서로 다르지만, 환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과 희망은 닮았으며 함께 연결될 때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공유됐다.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희귀 간 질환은 환자 수는 적지만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절대 작지 않다"며 "이번 행사가 환자와 가족, 의료진, 환자단체가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희귀 간 질환 분야에서도 진단과 치료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더 빠른 진단과 치료 접근성이 확보돼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PFIC뿐 아니라 PBC를 비롯한 다양한 희귀 간 질환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