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열풍 이끈 '펩타이드'가 뭐길래…삼성바이오 2.7조 베팅
아미노산 수십개 연결된 '작은 단백질'…GLP-1 비만·당뇨약 핵심 소재
효능·선택성 높지만 대량생산 까다로워…전문 CDMO 중요성 커져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 7000억 원에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펩타이드 의약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항체의약품 중심이던 국내 바이오업계가 펩타이드까지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비만·당뇨 치료제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짧은 사슬 형태로 연결된 물질이다. 통상 아미노산 2~50개가 연결된 물질을 펩타이드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이 수백 개 이상 연결돼 복잡한 입체구조를 이루는 단백질보다 크기가 작고 구조가 단순하다.
우리 몸에서는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이나 혈당 같은 생리 작용을 조절한다. 인체에 존재하는 펩타이드의 구조를 모방하거나 기능을 강화해 질병 치료에 활용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GLP-1 계열 의약품이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혈당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도 이런 체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하도록 설계한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천연 호르몬은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약물의 구조를 바꾸거나 지방산 등을 붙여 약효가 오래 유지되도록 만든다.
펩타이드는 합성의약품과 항체의약품의 중간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인 합성의약품보다 크지만 항체보다는 훨씬 작다. 표적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강한 효과를 내면서도 항체보다 조직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소화효소에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을 통과하기 어려워 먹는 약으로 만들면 위와 장에서 분해될 가능성이 커 상당수 제품이 주사제로 개발된다.
생산도 단순하지 않다. 주로 고체 지지체에 아미노산을 하나씩 연결하는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법'이 쓰이는데, 연결할 아미노산이 많아질수록 불완전 결합이나 불순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합성·정제 과정에 유기용매가 많이 필요해 대량생산 비용과 폐기물 처리 부담도 크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순도 펩타이드 원료의약품을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전문 CDMO의 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펩타이드 의약품의 활용 범위도 비만과 당뇨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암세포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와 면역질환·뇌질환 치료제 등으로 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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