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2.7조 폴리펩타이드 인수…비만약 시장 진출

항체·mRNA·ADC 이어 펩타이드 CDMO까지 포트폴리오 확대
유럽·미국·인도 6개 생산거점 확보…글로벌 공급망 강화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의 모습. (뉴스1 DB) 2026.6.28 ⓒ 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비만·당뇨 치료제 핵심 소재로 꼽히는 펩타이드 의약품 분야에 뛰어들어 비만약 CDMO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2조 7000억 원(14억 6000만 스위스프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회사는 대주주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를 통해 올해 12월까지 폴리펩타이드 그룹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에서 펩타이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항체, mRNA(메신저 리보핵산), ADC(항체약물접합체)에 이어 펩타이드를 추가하며 차세대 모달리티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짧은 사슬 형태로 연결된 물질이다. 통상 아미노산 2~50개가 연결된 물질을 펩타이드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이 수백 개 이상 연결돼 복잡한 입체구조를 이루는 단백질보다 크기가 작고 구조가 단순하다.

인체에 존재하는 펩타이드의 구조를 모방하거나 기능을 강화해 질병 치료에 활용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인데,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의약품이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혈당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자연스레 펩타이드 의약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도 이와 맞물려 있다.

비만 치료제 생산시설 품은 삼성바이오, 영역 확장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사업부에서 분사한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지금까지 1000건 이상의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했으며, 신약 후보물질 공정 개발과 상업 생산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최근 매출이 급증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당뇨 치료제도 생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만약 CDMO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 생산 기술과 생산시설,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한다. 이에 따라 인수 직후부터 안정적인 수주와 매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생산 거점도 확대된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위스를 비롯해 스웨덴, 벨기에, 미국, 프랑스, 인도 등 5개국에서 6개 생산·연구개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미국 록빌 공장과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인수가 생산능력(Capacity), 사업 포트폴리오(Portfolio), 글로벌 거점(Geography) 등 '3대 성장축' 확대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