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캡부터 월드컵 중계까지…샌디에이고 수놓은 '이색 마케팅 전쟁'[바이오 USA]
[동행취재] 비즈니스 장 넘어 축제 현장
파드리스 야구 열기와도 맞물려 북새통
- 문대현 기자
(샌디에이고=뉴스1) 문대현 기자
키캡 하나 남았나요? 월드컵 경기 어디서 볼 수 있죠?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이 24일(현지시간)로 사흘째에 접어들었다. 이 행사는 기술과 비즈니스의 장인 동시에 국내외 기업의 '마케팅 전쟁터'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참가자들은 파트너링 미팅 사이사이 각 기업 부스를 돌며 기념품을 챙기고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기술력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했다.
가장 흔하게 눈에 띈 것은 에코백이었다. 한국관을 비롯해 유럽관, 피닉스주관, 론자,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은 저마다 회사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나눠주며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서로 다른 회사의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참가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빨간색 리유저블백을 제공했는데 외국인의 선호도가 컸다.
모자를 앞세운 곳도 있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시장 인텔리전스 플랫폼 알파센스는 기업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제공했다
일본 후지필름은 행사장 로비 한 켠에서 전문 사진가를 2명 두고, 증명사진이나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K-컬처 마케팅도 치열했다. SK바이오팜은 호랑이 문양의 '작호도' 민화양면거울을 제공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부스 한쪽에서 엽전 던지기를 활용한 전통놀이 이벤트를 진행해 외국인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장 눈에 띈 곳은 단연 셀트리온이었다. 키보드 자판 위에 회사 마스코트 등 모양이 담긴 키캡을 증정했는데, 독특한 아이템 덕분에 외국인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를 찾은 한 외국인 참가자는 "수많은 에코백보다 오히려 이런 작은 기념품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웃었다.
경품 경쟁도 흥미로웠다. 네덜란드관에서는 고급 자전거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뉴욕의 고급 호텔 숙박권을 내걸었다. SK바이오팜은 최신식 아이패드와 에어팟을 걸고 럭키 드로우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혁신을 위한 레이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자동차 레이싱 시뮬레이터를 설치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운전대를 잡고 게임을 체험하며 잠시 긴장을 풀었다. 기술 설명보다 게임 앞에 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올해 바이오 USA는 스포츠와도 맞물렸다. SK바이오팜과 브라질관 등 여러 부스 전광판에 축구 중계를 틀었다.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전광판 앞으로 모여들었고, 지나가던 관람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화면을 바라봤다. 국적은 달라도 축구라는 공통 관심사 앞에서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교류했다.
행사장 바로 옆에 자리한 미국 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 펫코파크도 또 다른 볼거리였다.
바이오 행사가 끝날 오후 6시께 경기 관람을 위해 모여든 야구팬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정장을 입은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과 유니폼 차림의 야구팬들이 같은 거리를 오가는 모습은 샌디에이고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한 국내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바이오 USA는 비즈니스 미팅만 하는 딱딱한 행사가 아니라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는 축제 같은 느낌도 있다"며 "부스마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 USA는 샌디에이고 지역민에도 반가운 이벤트다. 만여 명이 한꺼번에 한 곳에 몰리면서 숙박업, 요식업 등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컨벤션센터 앞에서 만난 파드리스 팬 블레타(Bleta) 씨는 "나는 바이오 업계를 잘 모르지만, 이 시기에 우리 지역에서 바이오 USA 행사를 한다는 사실은 안다"며 "이번 한 주는 전 세계에서 모인 바이오 종사자 덕분에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소속 '코리안 빅리거' 송성문을 언급하자 "이름은 알지만 깊게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며 웃었다.
eggod61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