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샌디에이고 해안…여유로운 도시 뒤덮은 '신약 전쟁'[바이오 USA]
[르포]개막 첫날 오전부터 전세계 바이오인으로 북새통
"글로벌 분석하고 고객과 접점 늘리는 게 목적"
- 문대현 기자
(샌디에이고=뉴스1) 문대현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아침은 평온했다. 푸른 바다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러너들이 여유롭게 달렸고, 해안가 카페에는 이른 시간부터 커피를 즐기는 시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주변 풍경은 사뭇 달랐다. 목에 출입증을 건 인파가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바이오 2026) 행사장으로 몰려들었다. 해안 도시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와 달리 장내에서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둘러싼 치열한 협상 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이날부터 시작된 바이오 USA는 BIO USA는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행사다. 올해 주제는 '사명이 이끄는 혁신'(Driven By Purpose)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투자기관, 연구기관 등 2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바이오계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월드컵이 진행 중이라 축구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지만, 이 행사에 대한 관심도 없지 않다. 개막 하루 전 기자는 LA 공항에 도착해 입국심사대에서 '왜 왔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바이오 USA 참가를 위해 샌디에이고로 간다"고 답하니 곧바로 통과되기도 했다.
올해 행사에선 인공지능(AI)과 위탁개발생산(CDMO)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창사 이래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4년 연속 단독 부스로 참가하며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CDMO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전시장 메인 위치에 140㎡ 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통한 수주 확대에 나선다.
샌디에이고에 도착하니 10㎞가 넘는 해안가 곳곳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현수막이 붙여져 있는 것을 보니 행사장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이 외에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팜(326030) 등 주요 회사들이 파트너링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이들의 표정에서는 새로운 투자와 기술개발, 신약 개발에서 새로운 계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는 매년 수많은 학회나 콘퍼런스가 개최되지만, 바이오 USA가 가장 대표적인 행사"라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재확인하며 글로벌 파트너링과 기술수출 등 여러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돼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업계는 공급망 재편과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제 바이오 USA는 과거처럼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심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은 현장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바이오 원료와 생산시설, CDMO 전략까지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협력 파트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는 올해로 23년째 운영 중인 한국관(Korea Pavilion)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한국관에는 총 51개 국내 기업·기관이 참여하며, 행사 기간 29개 기업이 오픈 스테이지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OTRA,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는 '코리아 나이트'(Korea Night)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 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수출을 목표로 행사에 참여했다면 최근에는 공동개발과 생산 파트너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행사는 K바이오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어느 위치까지 올라섰는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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