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치는 가려움과 싸움 끝…'듀피젠트'가 바꾼 아토피 치료[약전약후]
IL-4·IL-13 표적 첫 생물학적제제…중증 환자 치료 새 선택지
증상 완화 중심 치료에서 장기 질환 관리 시대로 전환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참기 힘든 가려움증이다. 피부를 긁을수록 염증은 심해지고 밤에는 잠을 설치기 일쑤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학업과 업무,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 피부질환을 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불리는 이유다.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이 같은 아토피 치료 환경에 변화를 가져온 약으로 꼽힌다. 듀피젠트는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인터루킨(IL)-4와 IL-13 신호를 차단해 제2형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다. 2018년 국내 출시 이후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듀피젠트 등장 이전 아토피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보습제가 중심이었다. 경증 환자는 연고 치료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었지만 중증 환자들은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이클로스포린 등 전신 면역억제제가 사용되기도 했지만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적지 않았다. 치료 목표 역시 질환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기보다 증상을 완화하고 악화를 억제하는 데 머물렀다.
듀피젠트는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염증 경로인 IL-4와 IL-1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최초의 생물학적제제다. 기존 치료제가 면역 반응을 광범위하게 억제했다면 듀피젠트는 특정 염증 경로를 직접 표적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임상 결과도 주목받았다. 글로벌 3상 임상인 SOLO 1·2 연구에서 듀피젠트 투여군의 EASI-75 달성률은 각각 51%, 44%로 위약군(15%, 12%)을 크게 웃돌았다. 피부 병변이 거의 사라진 상태를 의미하는 IGA 0·1 달성률 역시 각각 38%, 36%를 기록해 위약군(10%, 8%)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활용한 장기 관리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치료 목표도 단순 증상 완화에서 피부 병변과 가려움증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현재 듀피젠트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뿐 아니라 중증 천식, 만성 비부비동염, 결절성 양진 등 다양한 제2형 염증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피부과를 넘어 호흡기내과와 알레르기내과, 이비인후과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대표적인 면역질환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듀피젠트가 시장을 개척한 이후 아토피 치료 분야에는 '린버크'와 '시빈코' 등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했다. 과거 스테로이드제와 면역억제제에 의존하던 치료 환경이 생물학적제제와 표적치료제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듀피젠트의 가장 큰 의미로 아토피 피부염을 단순 피부질환이 아닌 면역학적 기전에 기반한 만성 질환으로 바라보게 만든 점을 꼽는다. 듀피젠트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을 넘어 아토피 치료의 방향 자체를 바꾼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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