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만 보는 시대 끝"…오젬픽이 바꾼 당뇨 치료 공식 [약전약후]
성인 7명 중 1명 앓는 당뇨병…합병증 예방 중요성 커져
오젬픽 급여 등재로 심혈관·신장까지 고려한 통합 치료 주목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저하 또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대사질환이다. 문제는 혈당 수치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혈관질환과 신장질환 등 다양한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30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533만명으로, 성인 7명 중 1명(14.8%)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하나 이상의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심혈관계·신장 질환 등 합병증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치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약물이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이다. 오젬픽은 국내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과 함께 심혈관계·신장 질환 관련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계열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2022년 혈당 관리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허가받았으며 2025년에는 만성 신장병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기능 악화와 말기 신장병, 심혈관계 사망 위험 감소 적응증을 추가했다.
오젬픽은 핵심 임상인 SUSTAIN 연구 시리즈에서 위약과 DPP-4 억제제, 기저 인슐린 등 다양한 비교군 대비 우수한 혈당 감소 효과를 보였다.
특히 SUSTAIN 9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사용 중임에도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 오젬픽을 추가 투여했을 때 당화혈색소(HbA1c)가 1.5% 감소해 위약군(0.1%)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더 주목받은 것은 심혈관계와 신장 보호 효과다. 심혈관질환 또는 심혈관계 위험요인을 가진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STAIN 6 연구에서 오젬픽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26% 낮췄다.
만성 신장병을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FLOW 연구에서는 신장 질환 관련 복합 평가변수 발생 위험을 24% 감소시켰다. 당뇨병 환자의 예후를 좌우하는 주요 합병증 영역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한 셈이다.
이 같은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외 진료지침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우선 투여한 뒤 단계적으로 치료제를 추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한당뇨병학회(KDA)와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환자의 동반질환과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나 만성 신장병(CKD)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GLP-1RA 계열 치료제를 적극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의 목표가 단순 혈당 조절에서 심장과 신장 등 주요 장기 보호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 오젬픽은 올해 2월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비용 부담으로 최신 치료제 사용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 이후에야 GLP-1RA 사용을 인정하고 있으며 오젬픽 역시 투약 이력 제출과 정기 평가, 처방 기간 제한 등의 요건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환자 중심 맞춤형 치료가 실제 현장에서는 제약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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