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체류 시간 절반으로…'키트루다 피하주사'가 연 1분 항암제 시대[약전약후]
투약시간 30분→1분으로 단축…병원 체류 부담 낮춰
환자 65% “피하주사 선호”…항암제도 편의성 경쟁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병원 체류 시간은 또 다른 부담이다. 정해진 날짜마다 병원을 찾고, 주사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과정이 반복된다. 특히 면역항암제는 정맥주사(IV) 방식이 많아 한 번 투여에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흔했다.
대표적인 약이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을 차단해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면역항암제다. 폐암과 위암, 삼중음성유방암, 자궁내막암, 흑색종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기존 키트루다는 정맥주사(IV) 형태였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약 30분 동안 약물을 천천히 투여받아야 했다. 반복적인 치료가 이어지는 항암 치료 특성상 병원 체류 시간 부담도 적지 않았다.
최근 등장한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이런 흐름에 변화를 주는 제형이다. 한국MSD는 지난 19일 키트루다 피하주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동일하게 폐암, 위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18개 암종 35개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의 가장 큰 특징은 투약 시간이다. 기존 IV 방식이 약 30분 걸렸던 것과 달리 SC 제형은 3주 투여 기준 약 1분, 6주 투여 기준 약 2분 정도면 투약이 가능하다. 연간 누적 시간으로 환산하면 기존 IV 제형 대비 투약 시간이 약 96%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가 있다. 피부 아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이 잘 퍼지도록 돕는 효소 기반 첨가제다. 이를 통해 대용량 약물을 짧은 시간 안에 피하 투여할 수 있게 됐다.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허가는 EGFR·ALK·ROS1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 임상(MK-3475A-D77)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 대비 약동학적 비열등성을 충족했고, 안전성 프로파일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투약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도 기존 IV 제형과 비슷한 수준의 약물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셈이다.
실제 환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와 기존 IV 제형을 모두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65% 이상이 피하주사 제형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체류 시간이 짧고 투약 과정이 더 편안하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SC 제형은 환자뿐 아니라 의료 현장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였다.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기존 IV 제형 대비 환자의 체어타임을 약 50%(117.2분→59.0분) 줄였다. 의료진의 치료 준비와 투약, 환자 모니터링 등에 드는 총활동 시간도 약 46%(25.8분→14.0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치료 시장의 경쟁 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생존율을 높이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느냐 역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그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1derlan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