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5명 중 3명 급성악화 반복…생물학적제 급여 시급"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보건의료 정책 세미나
"인플루엔자, 고령층 대상 중증 감염병으로 재인식해야"

13일 오후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보건의료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적인 고령층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인플루엔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방·치료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증 COPD 환자의 경우 기존 흡입제 중심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두필루맙' 등 생물학적제제의 신속한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엘리 본 이코노미스트 임팩트 보건정책수석은 13일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보건의료 정책 세미나에서 "56세·66세 국가건강검진을 COPD 조기 발견과 전문 진료 연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중증 COPD 환자를 위한 혁신 치료제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임팩트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노령화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호흡기 건강 정책이 제시됐다. 실제 70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관련 하기도 감염 사망률은 전체 평균 대비 약 9배 높았으며 COPD는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로 꼽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인플루엔자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최대 3억 1600만달러(약 4700억 원)에 달하고, COPD 직접 의료비 역시 2050년 8600억 달러(약 130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국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COPD 유병률은 28.1%에 달하지만 실제 진단율은 2.4%, 치료율은 2.1%에 불과하다"며 "질환 인식과 치료 모두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COPD 급성 악화는 환자의 장기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급성 악화를 한 차례 경험하면 폐 기능 손상 속도가 약 2배 빨라지며 3회 이상 반복 경험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4.3배 높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현재 COPD 치료는 흡입제 기반 3제 요법이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고강도 치료를 받는 환자 5명 중 3명은 여전히 급성 악화를 반복하고 있다"며 "지난해 국내 허가된 생물학적제제가 아직 비급여 상태로 남아 있어 치료 접근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두필루맙은 국내에서 COPD 적응증으로 허가된 최초이자 유일한 생물학적제제다. 기존 3제 복합요법에도 악화 위험이 높은 제2형 염증 동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임상에서 중등도 이상 급성 악화 위험을 최대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인플루엔자 감염시 심근경색 위험 10배 증가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 전략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고령층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감염병으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감염 취약성이 커지는 동시에 백신 면역 반응은 감소하는 이중 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플루엔자 감염 시 고령층의 뇌졸중 위험은 8배, 심근경색 위험은 10배, 폐렴 위험은 8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은 82.5%에 달하는 반면 2020년 전체 인플루엔자 사망자의 83.1%는 65세 이상 고령자로 집계됐다.

김 교수는 "이는 단순 접종률이 아니라 실제 예방 효과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라며 "대한감염학회와 미국·독일 등 주요국은 이미 65세 이상 고령층에 고용량·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우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고령층 감염병 관리체계를 전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이금숙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 정지예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원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 이혜림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장 등이 참석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