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치료제 없던 갑상선안병증…근본 치료 현실 만든 '테페자'[약전약후]

핵심 원인 IGF-1 수용체 직접 차단
안구돌출·복시 등 개선 효과 확인

테페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갑상선안병증(갑상샘눈병증)은 면역 체계가 눈 주변 조직을 공격하면서 다양한 안구 증상을 유발하는 중증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과발현하면 눈을 둘러싼 근육과 지방 조직에 염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점차 비대해지면서 복합적인 안구 이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구 돌출, 복시(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 눈꺼풀 후퇴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일정 기준 이상 진행될 경우 중등도에서 중증 갑상선안병증으로 분류된다.

질환이 진행되면 변형된 조직이 원상 회복되지 않아 시각 기능 저하나 외형 변화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심한 경우 시신경이 압박되는 시신경병증으로 이어져 급격한 시력 저하나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어 조기 치료와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처럼 질환 부담이 큰 만큼 치료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그간 근본적인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기존의 스테로이드 요법은 염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안구 돌출이나 외형 변화, 시각 기능 손상과 같은 질환의 핵심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환의 발병 기전을 직접 겨냥한 표적치료제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 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테페자는 중등도 및 중증 성인 갑상선안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치료제다.

테페자는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에서 혁신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아 2016년 미국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도 2025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며 도입이 이뤄졌다.

테페자는 질환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IGF-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그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질환의 진행 자체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를 통해 단순 염증 완화를 넘어 안구 돌출과 복시 개선 등 기존 치료로는 회복이 어려웠던 외형 변화와 시각 기능 손상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상적 유효성은 글로벌 3상 OPTIC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중등도에서 중증의 활동성 갑상선안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페자 투여군의 안구 돌출 감소 반응률은 83%로 위약군(10%)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복시 반응률 역시 테페자군이 68%로 위약군(29%)보다 개선 효과가 뚜렷했으며 염증 조절 달성률도 각각 59%와 2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삶의 질 지표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다. GO-QOL 점수 변화에서 테페자 투여군은 평균 13.79점 상승해 위약군(4.43점) 대비 9점 이상 높은 개선 폭을 나타냈다. 이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환자의 일상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러한 효과는 일본에서 진행된 3상 OPTIC-J 연구에서도 재확인됐다. 치료 24주 시점에서 안구 돌출 개선 반응률은 테페자 투여군 89%, 위약군 11%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같은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갑상선학회(ATA)와 유럽갑상선학회(ETA) 등 주요 학회는 중등도에서 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안구 돌출 및 복시 치료에 테페자를 선호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