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가인하, 산업 생태계 파괴…개편안 전면 재설계 촉구"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비대위 긴급 제언
"혁신 기업에 징벌적 약가 인하…협의 통한 합리적 기준 마련 필요"

김영주 종근당 대표(제약바이오 비대위 정책기획위원장)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 1. 26/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약가 산정 기준 개편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제약바이오 업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부의 개편안이 자국 제조 기반을 무너뜨리고 연구개발(R&D) 선순환 구조를 파괴하는 '하향 평준화' 정책이라면서 반발한다.

업계는 산업계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하 폭을 대폭 축소하고, R&D 투자 우수 기업 제외, 국산 원료 사용 우대 확대 등 현실적인 대안을 반영해 제도를 재설계할 것을 건의했다.

복제약 약가 40%대 인하, 'R&D 선순환 구조' 붕괴 초래

김영주 비상대책위원회 정책기획위원장(종근당 대표)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에 참여해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정부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인 복제약 산정률을 40%대로 대폭 낮추고, 이를 기존 등재 의약품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김영주 비대위 정책기획위원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구조는 복제약 의약품이 약 50%를 점유하고 있어, 약가 인하는 곧 막대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수익성 하락은 미래 성장을 위한 R&D 투자 축소와 우수 인력 유치 차질로 이어져 산업 생태계 전체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2012년 시행된 약가 일괄 인하 사례를 들며, 당시에도 중장기적으로 제약기업의 생산성 약화와 다국적 기업의 고가 의약품 도입 증가 등 산업 구조의 왜곡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인 재정 절감 효과는 있었으나, 오히려 고가 의약품 사용량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로 인해 건보 재정 지출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의약품 주권' 상실 위기…해외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비대위는 복제약 약가 인하가 불러올 국가적 손실에 대해서 경고했다. 과거 약가 인하를 주도했던 일본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현재 빈번한 의약품 품절 사태와 품질 관리 이슈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낮은 약가 기준을 맞추기 맞추기 저렴한 중국·인도산 원료에 의존하게 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약가 인하 이후 복제약의 약 23%가 공급 부족 또는 생산 중단 사태를 겪었고, 프랑스는 신규 복제약의 15%만이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실정"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복제약 제조와 판매를 통해 품질 관리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적정 약가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민관 협의 통한 단계적 시행 필요"

이번 개편안이 R&D 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인 매출 상위 기업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구조라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상위 기업들은 중견·중소기업 대비 매출 규모가 큰 복제약 품목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수익원이 차단되면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 혁신 생태계의 핵심 동력이 상실된다는 우려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가산 등을 통해 보전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는 발생할 손실 규모에 비해 보전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정부에 △산정 기준과 인하 폭 재설정 △시행 시기 조절 △국산 원료 사용 우대 확대 등 세 가지 핵심 사항을 건의했다.

김 위원장은 "건전한 산업 구조 조정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기존 기업들의 붕괴를 초래하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와 산업계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