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롤베돈' 당일 투여 근거 확보…美시장 '게임체인저' 부상
국제학술지에 1상 결과 게재…항암요법 후 투여 시 유효성 입증
분기 매출 560억 돌파 '캐시카우' 안착…차세대 신약 우뚝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의 글로벌 바이오 신약 '롤베돈'(국내명 롤론티스)이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임상 근거를 확보했다. 항암화학요법 진행 당일에 투여할 시 기존 표준 요법인 '다음 날 투여'와 대등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환자가 항암 치료 후 24시간을 기다려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데이터다. 경쟁 약물이 장악하고 있는 편의성 중심 시장 판도를 흔들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어썰티오에 따르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당일 투여 임상 1상 결과가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디 온콜로지스트' 최신호에 최근 게재됐다.
호중구감소증은 항암제가 암세포뿐만 아니라 골수 세포 등도 공격해 세균 방어를 담당하는 호중구 수치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부작용이다. 감염 위험이 매우 높아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롤베돈 연구는 초기 유방암 환자 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한 뒤 30분 후에 G-CSF 제제 계열 롤베돈을 주사했다. 대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G-CSF 제제는 세포독성 항암제의 간섭 효과를 피하기 위해 화학요법 투여 후 24시간이 지난 뒤 투여한다.
임상 결과 당일 투여군에서 호중구 수치가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8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24시간 후 투여 요법과 유사한 수준의 회복 속도다. 안전성 지표인 열성 호중구감소증 발생은 전체 환자 중 단 1명(약 2%)에 그쳤다. 이로 인한 입원이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사례는 없었다.
어썰티오 하워드 프랭클린 의학부 수석 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롤베돈이 환자들에게 더 편리한 투여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화학요법 직후 투여해도 안전성과 효능이 유지된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롤베돈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롤베돈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한미약품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어썰티오 실적 발표에 따르면 롤베돈은 지난 2025년 3분기 기준 약 3860만 달러(약 560억 원)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출시 초기 분기 매출이 1000만 달러(약 150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시 매출 증가 속도는 순조로운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약 3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오랫동안 암젠의 '뉴라스타'가 독주해 왔다. 최근에는 특허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뉴라스타는 환자의 몸에 부착해 27시간 뒤 자동으로 45분간 약물이 주입되는 '온바디 인젝터'(OBI) 제형을 앞세워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롤베돈이 당일 투여 요법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굳이 몸에 기계를 부착하거나 다음 날 병원을 재방문할 필요 없이 항암 치료 당일에 모든 처치를 끝낼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뉴라스타 OBI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롤베돈의 처방 확대는 원개발사인 한미약품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된다. 한미약품은 어썰티오로부터 롤베돈 매출에 따른 두 자릿수 퍼센트(%)의 로열티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하는 원료의약품 등을 공급하고 있어,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제조 수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어썰티오는 롤베돈을 '핵심 성장 자산'으로 지정하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연구가 초기 임상 단계인 만큼 향후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나 무작위 대조 시험(RCT) 등이 뒤따를 경우 처방 근거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썰티오 측은 "열성 호중구감소증은 항암 치료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인자"라며 "롤베돈이 제공하는 새로운 투여 옵션이 환자들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롤베돈은 3세대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첫 상용화 약물로, 약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당일 투여 근거 확보를 통해 미국 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치료 옵션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