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약으로 탄생한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약전약후]
손상 조직에 선택적 작용…빠른 치료 효과 강점
동화약품 OTC 품목 자리매김…구내염 시장 강자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입안이 헐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약이 있다. 동화약품이 판권을 확보한 '알보칠'이다. 환부에 바르면 화끈한 통증이 몰려오지만 빠르고 확실한 효과 덕분에 오랜 기간 사랑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산부인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탄생한 후 구내염 치료제로 자리를 잡았다. 손상된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지만 치아 건강을 위해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구내염은 세균, 바이러스 감염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피로, 비타민 결핍 등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입 안의 혀, 잇몸, 볼 안쪽 등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궤양이나 물집이다. 음식 섭취 시 극심한 통증과 타는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보칠과 같은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상대적으로 빨리 나을 수 있다.
알보칠의 극적인 효과는 주성분인 '폴리크레줄렌'에 있다. 이 성분은 본래 강력한 항균 작용과 항진균 작용을 지닌 고분자 화합물이다.
알보칠은 정상적인 피부 조직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손상되거나 괴사한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약액이 환부에 닿으면 손상된 세포를 화학적으로 화상 입혀 탈락시키면서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지혈 효과를 낸다. 하얗게 변한 환부 껍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새로운 조직의 재생을 돕는 원리다.
알보칠을 바를 때 느끼는 타는 듯한 통증은 손상된 조직이 화학적으로 제거되면서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알보칠은 독일의 제약사 '비크 굴덴'이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 초기 주된 용도는 구내염이 아닌 산부인과 영역이었다. 질 세균 감염, 자궁경부의 염증과 미란 치료제로 개발됐다.
국내 도입 초기에는 이러한 산부인과 용도로 주로 쓰였으나, 구강 점막의 염증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는 구내염 치료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알보칠은 효과가 강력한 만큼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다.
알보칠 원액은 pH 0.6의 강한 산성이다. 이는 위산과 맞먹는 수준의 산도다. 치아에 직접 닿을 경우 치아 표면의 에나멜층을 부식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약을 바를 때는 면봉 등을 이용해 환부에만 정확히 도포해야 한다. 실수로 치아에 닿았을 경우 즉시 물로 헹궈내야 한다.
알보칠은 식도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절대 삼켜서는 안 된다. 환부의 크기가 광범위할 경우 원액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증류수와 1:5 비율로 희석해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소아의 경우 점막이 약하므로 희석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동화약품은 2024년 알보칠을 포함한 일반의약품(OTC) 4종의 판권을 약 37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알보칠은 비로소 동화약품의 라인업에 합류하게 된다.
알보칠은 활명수, 후시딘과 함께 동화약품 OTC 라인업을 지탱하는 주요 제품이다. 동화약품의 OTC 부문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알보칠은 그중에서도 수십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배기 품목이다.
국내 구내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크게 알보칠로 대표되는 '액상제'와 '연고제', '부착형 패치제' 등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비타민 성분을 강조한 먹는 치료제나 가글형 치료제까지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쟁 약품 출시에도 알보칠의 위상은 견고하다. 아이큐비아 등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알보칠은 액상형 구내염 치료제 부문에서 수년째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증을 감수하더라도 단시간에 염증을 제거하고자 하는 '속전속결' 치료를 선호하는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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