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냐, 큐로셀 안발셀이냐…'42호 국산 신약' 가시권

'안발셀' 완전관해율 67.1%…림프종 치료 시장 정조준
한미약품, 경쟁력 확보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 승부수

큐로셀 관계자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시설에서 CAR-T 치료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큐로셀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2026년 제42호 국산신약의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큐로셀의 CAR-T 치료제 '안발셀'과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과 허가 절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가장 유력한 주인공으로 꼽힌다. 두 기업은 각각 글로벌 수준의 치료 효과와 한국인 맞춤형 전략을 앞세웠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시장에서 신약 국산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큐로셀, 국내 최초 CAR-T 치료제 '안발셀' 허가 도전

1일 업계에 따르면 차기 국산 신약 후보 중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는 큐로셀이 개발 중인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 '안발셀'(제품명 림카토)이다. 안발셀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D19 타깃 CAR-T 치료제다. 국내 기업이 개발부터 임상까지 주도한 첫 CAR-T 신약 사례로 평가된다.

큐로셀은 2024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발셀의 신약 허가(NDA)를 신청했다. 안발셀은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시범사업 대상 신약으로 선정돼 의약품 승인과 보험급여 평가, 약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빠른 상업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허가가 이뤄질 경우 2026년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

안발셀의 핵심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오비스'(OVIS) 기술이다.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해 CAR-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기술로, 치료 효과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큐로셀이 공개한 임상 2상 최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안발셀 투여 환자의 완전관해(CR) 도달률은 67.1%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 약물이 임상 당시 기록한 완전관해율 40%대와 비교하면, 수치상 우위를 보이는 데이터다.

큐로셀은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GMP) 허가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동시에 CAR-T 치료제 전용 판매·공급망 관리 시스템인 '큐로링크'도 구축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 병원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큐로링크는 환자의 혈액이 공장으로 이동해 치료제로 제조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되기까지 전 과정을 추적·관리한다. 신속검사법을 도입해 공급 기간을 기존 44일에서 16일로 단축한 만큼, 허가를 받으면 환자에게 CAR-T 약물을 보다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CAR-T 신약 ‘안발셀’과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개요.(출처 각 사)/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한미약품, 한국인 맞춤형 '에페글레나타이드' 승인 기대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장기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허가를 신청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파트너사인 사노피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물질이었으나, 권리 반환 이후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개발을 재개한 약물이다.

허가 신청의 근거가 된 국내 임상 3상시험 결과는 '한국형 비만약'이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을 보여준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은 평균 9.7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일부 고도비만 환자군에서는 최대 30%의 감량 효과도 확인됐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들이 고도 비만 환자 비중이 큰 서구권 인구를 기준으로 개발된 것과 달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초고도 비만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춰 용량을 최적화했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과 달리,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이르면 2026년 하반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안발셀과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 대비 우수한 임상 데이터와 최적화된 용량 설정을 통해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개발사인 큐로셀과 한미약품은 해당 신약에 대한 자체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어 2026년 상용화 시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