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 알츠하이머 '스위트 스폿' 공략…"타우 껍데기 말고 핵심 찔렀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알츠하이머 신약 1.5조 기술이전
항암·섬유화 치료제 개발 목표…"기술이전 3건 추가 달성 계획"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ADEL-Y01' 기술이전 설명회에서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 12. 18/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오스코텍(039200)이 3세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라즈클루즈)에 이어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ADEL-Y01'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신약개발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동 개발사인 아델과 최대 1조 5300억 원 규모 계약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했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오스코텍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항암제와 섬유화 치료제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최소 3건 이상의 추가 글로벌 기술이전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제시했다.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만 1180억…오스코텍, 수익 47% 확보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술이전 설명회에서 파트너사 사노피와의 계약 내용과 함께 이번 성과의 의미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계약은 오스코텍과 아델이 공동 연구개발(R&D)한 타우(Tau) 단백질 타깃 알츠하이머 치료제 ADEL-Y01을 사노피에 기술이전 하는 계약이다. 최대 계약 규모는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5300억 원)이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8000만 달러(약 1180억 원)이다.

계약의 주체는 사노피와 아델이다. 오스코텍은 아델이 수령하는 수익의 47%를 배분받는다.

윤태영 대표는 수익 배분 비율에 대해 "당초 50대 50을 논의했으나, 사노피가 요구한 지적재산권(IP) 범위가 기존 공동개발 범위를 넘어선 영역까지 포괄함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이를 조정해 최종적으로 아델 53 대 오스코텍 47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은 2020년 공동개발 계약 체결 당시부터 역할을 분담했다. 아델은 후보물질의 생산(CMC)과 사업개발 초기 단계를 맡았다. 오스코텍은 저분자 화합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전임상 독성 실험과 임상 진행을 주도했다.

경쟁 약물 대비 '타깃 정확도' 경쟁력…타우 응집 핵심 공략

윤태영 대표는 사노피가 ADEL-Y01을 선택한 배경으로 경쟁 약물 대비 차별화된 작용기전과 데이터의 완결성을 꼽았다.

ADEL-Y01은 알츠하이머 병리의 핵심인 타우 단백질 중에서도 '라이신 280번'(K280)이 아세틸화된 변형 타우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한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경쟁사 항체 치료제는 타우 단백질의 끝부분이나 응집된 부분 자체를 타깃 하는 경우가 많다.

윤 대표는 "끝부분을 잡는 항체는 체내 효소에 의해 잘려 나갈 위험이 있고, 코어 깊숙한 곳을 노리는 항체는 구조적으로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ADEL-Y01은 응집 코어에 가장 근접하면서도 항체 접근이 용이한 부위인 '스위트 스폿'(Sweet Spot)를 공략한다.

실험실 데이터상에서 ADEL-Y01은 경쟁 물질 대비 타우 응집을 더 강력하게 저해하는 효능을 보였다. 이는 최근 임상 2상에서 실패하거나 효능이 제한적이었던 경쟁 약물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2030년 시장 규모 최대 40조 전망…"신규 파이프라인 재편 가속"

오스코텍은 타우 항체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ADEL-Y01을 2030년에 출시한다고 가정할 시 2037년 기준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가 보수적으로는 50억 달러(약 7조 원), 낙관적으로는 28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 전망 시장 규모는 약 19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다.

윤 대표는 "ADEL-Y01이 계열내최초(First-in-Class) 약물로 허가받을 시 해당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스코텍은 향후 성장 전략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기존 파이프라인인 '세비도플레닙'과 '덴피본티닙'을 2027년 여름 전까지 기술이전하거나 전략적 파트너링을 통해 정리할 계획이다. 이후 회사의 R&D 역량은 항암제와 섬유화 치료제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최소 3건 이상의 추가 글로벌 기술이전 달성 △OCT-598을 포함한 최소 2개 이상의 신규 과제 임상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OCT-598은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윤태영 대표는 "신약개발은 나비처럼 다양한 가설을 탐색하다가 기회가 포착되면 벌처럼 과감하게 도전하는 과정"이라면서 "이번 기술이전은 오스코텍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맺은 첫 결실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표는 제노스코와의 합병 계획에 대해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임시주총에서 부결됐으나, 제노스코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며 "2026년 초 투자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통합 계획과 브랜드 전략을 다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