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글로벌 규제 혁신 선도...AI 거품론 속 '오가노이드' 승부수 적중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FDA, 동물실험 의무 규정 삭제
선진 규제당국, 대체시험법 도입…BAL0891 개발 순항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의무 규정을 삭제하고 유럽의약청(EMA) 등 전 세계 규제기관이 대체시험법(NAM) 도입을 가속화하며 동물실험 시대의 종식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215600)은 최근 오가노이드 기반 데이터만으로 항암 후보물질 'BAL0891'의 병용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FDA로부터 획득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국제 규제의 흐름과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과 오가노이드를 주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AI 신약개발 분야는 높은 기대감과 달리 실질적인 임상 성과에 대해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AI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에서조차도 'AI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관련 주가도 요동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선택의 기로에서 AI와 오가노이드 중 오가노이드를 선택했다. 2023년부터 AI와 오가노이드 등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연구에 활용했다.
신라젠은 그 중 인체 유사성이 높고 정량적인 바이오마커와 약물 작용을 정교하게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플랫폼 활용에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추종이 아닌 데이터의 '정확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력'을 극대화하려는 판단이었다.
신라젠은 BAL0891의 병용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FDA에 제출하면서 통상적인 동물실험 자료 대신 미국의 3D 오가노이드 전문기업 큐리에이터와 협력해 확보한 정밀 분석 데이터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이 활용한 'vTIME'(Vascularized Tumor Immune MicroEnvironment) 플랫폼은 인체의 혈관과 면역 환경을 정밀 재현해 BAL0891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시 나타나는 약동·약력학(PK·PD)적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분석해냈다.
FDA는 신라젠이 제시한 오가노이드 기반 정량 분석 데이터를 복잡한 항암 병용요법 임상 설계의 공식적인 근거로 수용하고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최종 승인했다.
특정 항암 병용 임상에서 동물실험 데이터 없이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것은 신약개발 규제 역사상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오가노이드 기반 대체시험법이 복잡한 약물 상호작용 검증에서도 동물실험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음을 글로벌 규제당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FDA의 공식적인 검증을 받은 BAL0891의 전임상 데이터는 곧바로 임상 가속화 동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승인 과정에서 여러 주요 데이터를 정밀하게 산출해 둔 만큼,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과의 병용 임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젠은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 시스템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적극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인 'SJ-600 시리즈'에 오가노이드 연구를 활용해 비임상 단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규제 기관과 글로벌 제약사는 단순 임상 결과뿐만 아니라 근거가 되는 연구 과정까지 중요하게 본다"며 "신라젠이 선제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규제와 환경에 맞는 최적의 연구 체계를 확보한 만큼, 향후 분명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글로벌 규제기관이 추진하는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체 유사성이 높은 오가노이드 기술을 도입한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물론 AI 기술도 지금 현시점보다 더 진일보한다면 이 역시 연구개발에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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