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맞자 술·담배 지출 줄었다…비만약, 생활습관 개선 효과
노보, 미국 내 20만여 가구 리얼월드 데이터 발표
위고비 사용 가구, 술·담배 지출 각각 5%p, 18%p↓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생활 습관 전반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위고비 출시 1년을 맞은 만큼 향후 국내 비만율 감소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 습관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미국 내 위고비 사용자 가구를 포함한 20만여 가구의 식료품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리얼월드(실사용) 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위고비 사용 가구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가구의 식료품 지출 패턴을 비교해 소비 변화 양상을 평가했다. 그 결과 위고비 사용 가구의 연간 식료품 지출 증가율은 비사용 가구보다 1.1%포인트(p) 낮았으며, 세부 항목에서는 알코올 지출이 4.7%p, 담배 지출이 17.8%p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에 음식 섭취량 조절을 통한 체중 감량 효과에만 주로 주목받던 GLP-1 치료제가 '보상·중독 소비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비만 치료제는 간식이나 식사량처럼 음식 중심의 변화에만 영향을 준다고 인식되나, 이번 분석에서는 알코올과 니코틴처럼 중독성과 보상 행동이 강한 재화의 소비 패턴까지 변화한 점이 확인돼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위고비 복용 시 술·담배 지출 감소를 단순히 음식 섭취량 감소에 따른 부수 효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상·중독 행동과 관련된 소비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개인이 아닌 가구 단위로 관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위고비 복용자의 음주·흡연 패턴 변화가 가족 구성원의 소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가구 전체의 건강 행동이 함께 개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만 치료를 시작한 한 사람이 가족 전체의 건강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며 "위고비는 단순한 체중 감량 약물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을 촉진하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 최고 의료 책임자인 필립 K. 크놉 박사는 "술·담배 지출 감소는 위고비 사용자가 더 건강한 선택을 하는 방향으로 행동 패턴을 형성하고, 그 영향이 가구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러 연구에서도 GLP-1 치료가 '푸드 노이즈'( 감소, 정신 건강 지표 개선 등 행동·정서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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