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삼성바이오·셀트리온 2강 구축…3Q 제약바이오 희비
GC녹십자, 창사 첫 분기 매출 6000억 돌파
대웅·한미 내실 구축…'양보다 질' 수익구조 변화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분기 매출 '1조 클럽'에 안착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압도적인 실적을 과시하며 '2강 체제'를 공고히 구축했다. GC녹십자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 주력 품목 성과, 기술이전 역기저효과 등에 따라 수익성이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기 영업이익 7000억 원을 돌파했다. 셀트리온은 고수익 신제품을 앞세워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매출이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전년도 대형 기술료 수익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고전했다. 업계는 R&D 투자 성과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 6602억 원, 영업이익 728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9%, 영업이익은 무려 115.2% 폭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3.9%에 이른다. 1~4공장의 풀가동과 5공장의 안정적인 생산량 증대(램프업),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견조한 매출 4410억 원이 더해진 결과다.
삼성바이오는 연간 누적 수주액 5조 5959억 원을 달성하면서 글로벌 최상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는 이미 확보된 막대한 수주 잔고와 5공장 가동률 상승이 4분기에도 이어지며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본다.
1조 클럽의 또 다른 축인 셀트리온 역시 저력을 보여줬다. 셀트리온은 3분기 매출 1조 290억 원, 영업이익 3014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45.1% 성장했다.
3분기 매출은 질적인 성장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짐펜트라'(램시마SC)를 비롯한 고수익 신규 제품군 매출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에서 54%로 늘었다.
이같은 호실적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4분기에는 짐펜트라 미국 처방 가속화와 '유플라이마'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합병 시너지에 기반을 두고 R&D 파이프라인 강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GC녹십자는 3분기 매출 609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92억 원으로 26.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비용과 마케팅비 증가가 GC녹십자의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본다. 4분기에는 독감 백신 시즌이 끝나는 만큼 수익성 방어가 실적 확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3분기 별도기준 매출 5511억 원, 영업이익 241억 원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5.7% 급감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3분기 폐암 신약 '렉라자' 관련 대규모 기술료(마일스톤)가 유입된 데 따른 역기저효과다.
R&D 투자를 지속하는 중에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4분기에는 역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렉라자의 본격적인 성장세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3분기 매출 4274억 원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한 205억 원을 나타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매출 1984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8억 원으로 15.4% 감소했다.
종근당과 동아에스티는 모두 R&D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업계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대웅제약은 연결기준 매출 4118억 원, 영업이익 56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 38.4% 성장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호조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 등의 성과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4분기에도 나보타의 글로벌 영토 확장과 펙수클루의 중남미 시장 안착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은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보령은 3분기 매출 2800억 원으로 외형 성장은 3.3%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급증했다.
고수익 자체 개발 신약인 '카나브 패밀리'의 견조한 성장과 항암제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결과다. 업계는 보령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
HK이노엔 역시 효자 품목 '케이캡'의 활약으로 선전했다. 별도기준 매출 2608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으로 각각 13.7%, 16.4% 성장했다.
케이캡이 561억 원 규모 처방 실적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했고, 의료 정상화에 따른 수액 사업부의 회복세도 힘을 보탰다. 4분기에는 케이캡의 견조한 성장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액 사업부의 성과가 기대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양적 팽창'의 시대를 지나 '질적 성장'의 시대로 접어든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R&D 비용을 집행하고, 성과를 시장에 입증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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