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단축·임상 가속 기대"…줄기세포 규제 완화에 업계 '방긋'

李대통령, 첨단재생의료 산업 활성화 약속
HLB·차바이오텍 등 관련 업체 기대감

ⓒ News1 DB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정부가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국내 줄기세포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해외 원정 치료의 주된 질환인 만성통증, 근골격계 대상 치료 범위를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재생의료 파이프라인의 임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는 지난 2월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으로 치료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치료 범위가 한정돼 있고 난치 질환 정의도 불분명해 치료 신청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환자들이 많았고, 정부를 향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상황을 인지한 이재명 대통령은 제도를 개선하라고 주문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중대·희귀·난치 질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규제를 완화해 첨단재생의료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증과 임상 등 줄기세포 치료가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과감하게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 대통령은 "위험하다고 일괄 금지할 게 아니라 위험 최소화 장치를 전제로 허용 범위를 정교화해야 한다"며 행정 편의적 축소를 경계했다.

'난치'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현장 지적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말까지 심의·승인 기준 가이드를 마련하고 내년 고시로 명확화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결정에 바이오 업계는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첨단재생의료 파이프라인 임상, 치료 전환 가속 기대"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지난 2월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 후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후 체감되는 변화가 없었다"며 "이번에 관련 규제 완화 가능성이 생기면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임상을 진행하고, 투자유치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 취임 후 바이오 관련 토론회가 지속되며 업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앞으로 서서히 변화가 생길 것이란 생각에 기대감이 크다. 업계 내부도 고무적인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해외로 유출되던 의료 수요가 국내로 흡수되면, 관련 산업의 성장도 자연스레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통령 발표 후 네이처셀(007390), 메디포스트(078160), 차바이오텍(085660) 등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한동안 오르며 시장의 기대감이 확인되기도 했다.

현재 분당차병원과 협력해 고형암, 난소노화 치료제, 2세대 암 반응성 종양침윤림프구(Tumor-Infiltrating Lymphocyte·TIL) 세포치료제 등 첨단재생의료 파이프라인 임상연구를 준비하고 있는 차바이오텍 측은 "정부가 줄기세포 규제를 완화하면 적응증 문턱이 낮아지고, 줄기세포 치료제의 심사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첨단재생의료 파이프라인의 임상, 치료 전환이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른 업체의 반응도 비슷하다.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을 HLB셀을 보유한 HLB그룹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 움직임은 국내 재생의료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 해당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HLB셀에서 개발한 '휴트리겔'은 향후 줄기세포 기반 재생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LB셀은 휴트리겔을 재생치료제 개발 기업과 오가노이드 기업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전략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