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붙이면 끝"…대웅제약 '붙이는 비만약' 시계 켜졌다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 1상 착수
주사 대비 노출 재현·실온 유통·제조 스케일 관건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대웅제약(069620)과 대웅테라퓨틱스가 '붙이는 GLP-1'로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임상 초기지만 성공 시 비만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어 자본시장과 전 세계 제약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달 1일 세마글루타이드(성분명) 마이크로니들 패치(DWRX5003)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PK), 그리고 오젬픽·위고비 등 주사제와의 상대 생체이용률(RBA)을 직접 비교할 예정이다. 패치는 주 1회 부착을 전제로, 대웅테라퓨틱스의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이 적용됐다.
핵심은 패치로 주사만큼의 노출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다. 대웅제약은 앞서 파일럿 인체 자료에서 용량 보정 기준 주사 대비 80%대 RBA 가능성을 시사했다. 1상은 그 수치를 규제 환경에서 재현해 검증하는 절차다. 확실한 결과가 나오면 주사나 경구 복용이 어렵고 순응도가 낮은 고령·인지저하 환자군은 물론 주사에 부담을 느끼는 일반 환자까지 장벽을 낮출 수 있다.
대웅제약이 넘어야할 기술적인 요소는 용해성 미세바늘로 진피층에 약물을 전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지만, GLP-1은 용량이 크고 분자 특성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대용량 펩타이드 로딩의 균일성, 배치 간 변동과 불순물 관리 같은 기본기부터 포장·보관·수송 전 과정에서의 안정성까지 제조 품질이 흔들리면 상용화 속도는 급격히 늦어진다. 반대로 실온 유통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확보하면 콜드체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경제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패치의 차별성은 한층 또렷해진다.
현재 GLP-1 계열 약은 비만에서 심혈관·신장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며 거대 시장으로 팽창 중이다. 전달 기술이 바뀌면 채택률의 우열이 갈린다. 주사에서 경구형에 이어 패치는 '주 1회 부착'이라는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국소 피부반응(홍반·가려움)과 반복 부착 시 자극, 부착 실패율, 장기 안전성은 넘어야 할 관문이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회사가 제시한 주사 대비 80%대 RBA의 재현성과 변동 폭, 반복 부착 과정에서의 피부 반응과 사용 편의, 스케일업 과정에서의 품질 균질성과 실온 유통 근거, 가격·급여 전략에 기반한 실제 채택률이다. 이런 요소가 갖춰지면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GLP-1은 약 100bn 달러를 상회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대웅제약의 '붙이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우수한 생체이용률을 입증하면 경구·피하 투여가 어려운 환자군만으로도 수천억 원대 매출이 가능하다. 나보타의 해외 성장성과 비만 패치제의 진척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충분히 저렴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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