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는 추석]① '칼로리 지뢰밭' 추석밥상…무리한 다이어트 더 위험

송편·전·잡채 칼로리 폭탄…"접시법으로 과식 막아야"
연휴 직후 '원푸드' 등 극단적 다이어트는 금물

2025.9.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연휴 때마다 '이번엔 꼭 살 뺀다'는 결심은 넘친다. 문제는 상차림이다. 전·잡채·갈비찜, 송편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지면 의지보다 손이 먼저 움직인다. 필요 이상으로 먹기 쉬운 데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원푸드' 등 극단적 다이어트로 방향을 잡으면 담석 등 부작용 위험까지 커진다. 체중계 숫자만 볼 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움직일지부터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추석 음식 어떻게 먹어야 덜 부담될까?

송편은 보기보다 열량이 높다. 크기와 속에 따라 다르지만, 한 개에 50~60kcal 안팎, 다섯, 여섯 개면 밥 한 공기와 비슷해진다. 깨·꿀이 들어가면 더 올라간다. 팥이나 콩처럼 당·지방이 적은 속을 고르면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전과 잡채, 갈비찜처럼 기름과 양념을 많이 쓰는 메뉴다. 부치고 지지는 과정에서 기름이 스며들고 한 접시를 '반찬처럼' 곁들이면 한 끼 700~1000kcal는 금방이다.

이를 기름을 자주 갈고, 부친 뒤 키친타월로 기름을 빼는 단순한 수고만으로도 체감 칼로리는 내려간다. 잡채는 당면 비중을 줄이고 채소·버섯을 늘려도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갈비찜은 한 번 식혀 떠오른 기름층을 걷어낸 뒤 데우면 훨씬 가벼워진다. 칼로리가 궁금하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나라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휴 상차림은 담낭에도 부담을 준다. '기름진 음식 뒤 명치 통증'이 반복되면 담석·담낭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반대로 명절 직후 극단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면 담즙 흐름이 나빠져 돌이 생길 수 있다. 폭식과 금식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식습관이 가장 위험하다는 의미다.

환자군별 주의점은 분명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송편, 식혜·수정과 같은 당분 많은 음식은 혈당을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밥과 면은 줄이고, 식사 간격을 지키는 편이 좋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전·튀김은 작은 크기로 부치기, 접시 위에 한 종류 한두 조각만 올리기 등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전·튀김·장아찌는 나트륨과 지방의 복합 부담이다. 간은 약하게, 국물은 남기고, 접시 절반을 나물·샐러드 같은 채소로 채우는 '접시법'을 기본으로 두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담석 위험군은 '폭식→금식' 같은 극단 패턴, 단기간 급감량을 피해야 한다. 상복부 통증이나 구역, 황달 같은 경고 신호가 반복되면 검사가 먼저다.

송편 반죽에 쑥·모시잎·수리취를 넣고, 속은 깨·꿀 대신 팥·콩으로 바꾸면 열량과 당·지방을 낮출 수 있다. 조리와 보관, 재가열 위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연휴에는 상온 보관 시간이 길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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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도 '금식'도 금물…"루틴을 먼저 되돌려라"

연휴가 끝나면 많은 이들이 급하게 살을 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장기간 금식이나 초저열량 식단은 담낭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근손실을 불러 기초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먼저 기존 식사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세 끼, 혹은 두세 번 규칙식으로 되돌리되, 과식한 다음 끼니는 굶는 대신 평소의 70~80%로만 먹는다. 단 음료와 야식은 끊고 물·차로 바꾼다. 당뇨병 환자라면 식사 간격 불규칙 자체가 위험하니 더 엄격해야 한다.

먹는 방식은 단순할수록 지속된다. 접시 절반은 채소, 나머지 절반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1:1로 나눈다는 감각만 유지해도 과식은 줄어든다. 소스는 '찍어 먹기'로 양을 통제하고, 국물은 남기는 습관이 염분과 칼로리를 덜어준다.

움직임은 숫자보다 누적이 답이다. 빠른 걸음으로 하루 30분 이상만 꾸준히 쌓아도 체감이 달라진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가까운 거리는 걷기, 짧은 시간을 자주 나누는 것도 유효하다.

연휴는 일상 리듬이 가장 흔들리기 쉬운 때다. '과하게 먹지 않기'만큼 '과하게 빼지 않기'가 중요하다. 음식은 조금 덜 짜고 덜 기름지게, 운동은 조금 더 자주 오래. 체중계 숫자보다 컨디션과 루틴을 먼저 되돌려 놓으면, 추석이 끝난 뒤에도 편안하고 효과적인 감량을 할 수 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