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5만 명 목숨 앗아가는 독감…"예방 접종만이 살 길"
질병청, 이달 22일부터 내년 4월까지 독감 예방접종 실시
"예방접종, 사망 위험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독감은 흔히 계절성 감염병으로 치부되지만 실제로는 매년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심각한 질환이다.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계절성 인플루엔자는 해마다 약 300~500만 건의 중증 환자를 발생시키고, 호흡기 질환으로만 연간 약 29만~65만 명의 사망을 초래한다. 국내에서도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산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에서 독감으로 인한 폐렴, 심혈관계 합병증 등으로 입원과 사망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실제 일반 성인의 접종률은 고위험군에 비해 현저히 낮고, 국가가 제공하는 무료 접종 사업의 수혜자 외에는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은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이달 22일부터 시작해 내년 4월 말까지 시행한다. 생후 6개월~만 13세 소아청소년,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정 병·의원에서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입원과 사망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대상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접종에 참여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부터는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체계가 기존 4가에서 3가로 전환됐다. 그간 A형 두 종류와 B형 두 종류를 포함하는 4가 백신이 사용됐으나, WHO가 B형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의 소멸을 공식 선언하면서 접종 균주에서 제외한 것이다.
현재는 A형 2종과 B형 빅토리아 계열 1종을 포함하는 3가 백신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예방 범위 측면에서 3가와 4가는 차이가 없으며, 일부에서 여전히 ‘4가 백신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과거 기준에 머문 주장일 뿐이다.
백신 기술도 꾸준히 발전해왔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세포배양 방식이다. 전통적인 유정란 배양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은 항원 성분의 순도가 높아 품질이 안정적이고, 대량 생산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나 팬데믹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 3가'가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되는 유일한 3가 독감 백신이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를 받아 품질과 효능을 인정받았으며, 계란 알레르기 환자도 접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은 가벼운 감염병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3~2024절기 독감 시즌 동안 미국에서만 약 4000만 명이 감염돼 47만 명이 입원, 2만 8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독감 유행 시기에는 급격한 환자 증가로 의료체계 부담이 커진다. 결국 개인의 예방접종 참여가 본인의 건강 뿐 아니라 가족, 직장, 지역사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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