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국내 출시 직후 초도 물량 소진 잇따라…위고비 맹추격

마운자로 재입고 문의 쇄도…"비만·당뇨 두 가지 충족 기대 커"
초기 공급 안정성 관건…보험 적용 여부도 경쟁 변수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한국릴리가 최근 국내 출시한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초도 물량이 사실상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비만약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공급이 시작된 마운자로는 전국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전문 클리닉을 중심으로 환자들의 문의가 쇄도하며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대기 명단이 길어지고 있으며, 재입고 시점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마운자로는 GIP/GLP-1 이중작용 기전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기존 GLP-1 단일제 대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임상 결과 등에 따르면 평균 체중 감량률은 15% 안팎으로, 위고비의 12% 수준보다 우월하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위고비가 가격을 내린 점은 마운자로 돌풍의 변수다. 국내 출시된 마운자로는 위고비의 기존 가격 대비 약 20~25%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으나, 노보노 측이 이달 14일부터 위고비 공급가격을 용량별로 차등적용 하면서 최대 40% 인하하게 됐다. 비만 치료제 특성상 장기 투여가 필요한 만큼, 가격 차이로 인한 마운자로의 우위 요소는 사라진 셈이다.

환자들 사이에서도 마운자로 출시로 인한 비만치료제 경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기존 위고비가 유일한 선택지였던 시장에 경쟁 제품이 추가되면서 선택권이 넓어져서다. 특히 당뇨병 환자 가운데 체중 조절을 함께 원하는 경우, 마운자로를 문의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만 클리닉 원장은 "마운자로의 장점은 단순히 가격뿐만 아니라, 당뇨와 비만 두 가지 적응증을 모두 충족한다는 점"이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더 맞춤형으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공급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안정적 수급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 역시 출시 초기 물량 부족으로 환자 불편이 컸던 만큼, 마운자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수입사와 정부 차원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운자로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위고비를 제치고 처방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만 10조 원을 넘어서며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국내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이 구조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국 환자들에게도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보험 적용 여부, 장기적 공급 안정성 등이 향후 점유율을 가를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