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46% 빠진 노보노디스크…임원진 '물갈이'하며 재정비

노보노디스크, 마지어 마이크 도우스다르 신임 CEO 임명
전사적인 조직 개편…새로운 연구개발(R&D) 조직 출범

2024.10.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을 전격으로 교체했다.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를 앞세운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매서운 추격에 비만 치료제 시장의 왕좌를 물려주면서 조직 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이달 7일 자로 마지어 마이크 도우스다르 국제사업부문 부사장을 신임 CEO로 임명했다. 마이크 도우스다르는 지난 10년간 국제사업을 이끌며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킨 인물이다. 국제사업부는 미국 외 모든 글로벌 사업을 포함하며 약 2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헬게 룬드 이사회 의장은 "마이크 도우스다르는 상업적 실행력과 고성과 조직 구축 능력을 바탕으로 노보 노디스크의 다음 성장기를 이끌 적임자"라며 "비만과 당뇨 치료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은 노보 노디스크가 시장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지난 8년간 CEO를 맡아온 라스 프루에르가 요르겐센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오젬픽'과 '위고비'로 글로벌 GLP-1 계열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며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당뇨 치료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다.

노보노디스크, 시장 입지 흔들…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수장을 교체할 만큼 노보노디스크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출시한 뒤 GLP-1/GIP 이중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결과를 잇달아 공개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그 결과 일라이 릴리는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에서 53.3%를 기록하며, 노보노디스크(46.1%)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에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1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 46% 하락했다.

최근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13~21%에서 8~14%로, 영업이익 성장 전망치를 16~24%에서 10~16%로 낮췄다. 이에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초고용량(7.2㎎) 출시와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 투자에 적극 나서는 등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마틴 홀스트 랑게 부사장, 최고과학책임자 겸 R&D 총괄로

노보 노디스크는 CEO 교체 외에도 전사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연구 및 초기 개발(R&ED) 부문과 임상 개발 부문을 통합해 새로운 연구개발(R&D) 조직을 출범하고, 마틴 홀스트 랑게 부사장을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R&D 총괄로 임명했다. 그는 향후 비만·당뇨 분야 파이프라인 강화와 외부 협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에밀 라르센 신임 국제사업부 부사장(EVP) △타니아 사브로 인사 및 조직·커뮤니케이션 EVP△루도빅 헬프고트 제품 및 포트폴리오 전략 EVP △카르스텐 뭉크 크누센 CFO △데이비드 무어 미국사업 EVP △틸데 뵈게비에르 품질·IT·환경 EVP △헨리크 울프 제품 생산·공급 EVP 등이 새로 선임됐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