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역사 동구바이오, 메디컬푸드 도전장…2년 내 시총 1조 만든다

내년 중 환자 맞춤형 메디컬 푸드 출시 노려
2세 경영인 조 대표, 사업 영역 늘려 몸집 확장

조용준(오른쪽)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한권일 ㈜베름 대표이사가 최근 5세대 유산균 기반의 건강기능식품 및 메디컬푸드 제품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다. (동구바이오제약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55년 역사의 전통 제약사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이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영역은 유지하되 건강기능식품과 메디컬푸드로 사업 영역을 넓혀 기업가치 제고를 노린다.

바이오 벤처 베름과 공동 개발·유통 MOU

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1970년 동구약품으로 창립한 뒤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을 기반으로 2000억 원대 매출을 확보한 제약사다.

국내 약 300여개의 전 제약사 중 급여 제품과 비급여 제품을 합해 피부과 처방 1위, 비뇨기과 처방 5위, 이비인후과 처방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 의약품 사업과 고성장·고수익성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의료기기, 바이오 화장품, 바이오 벤처투자 등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최근에는 영역을 넓혔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베름(Bereum)과 건기식 및 메디컬푸드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국내외 유통 본격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베름은 고농도 열처리 유산균 사균체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베름과 함께 5세대 유산균 기반의 제품을 만들어 차세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현재 처방 5위인 비뇨기과 분야에서 1위로 올라가는 것이 당사의 주요 쟁점"이라며 "미래 먹거리를 향한 고민도 늘 하고 있다. 올해 초 메디컬푸드 사업부를 신설해 인력을 보강하는 등 신사업 확장을 하려 하는데, 이번에 베름과 MOU를 맺은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생각하는 메디컬푸드는 질병이나 건강 문제로 특별한 식이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환자식이다.

기존 환자식이 일반식에 간을 덜 한 저염식에 그친다면, 동구바이오제약이 생각하는 환자식은 '맞춤형'이다. 예를 들어 40대 유방암 환자가 있다고 가정할 때 해당 환자의 콜레스테롤과 당 등 각종 수치를 고려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맞춤형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공동 연구개발을 하는 초기 단계지만, 내년쯤 맞춤형 메디컬푸드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 2020.6.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동남아, 몽골 등 글로벌 진출도 가속

동구바이오제약의 최근 움직임에는 조용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 동구약품의 창업주 고 조동섭 회장의 장남으로 2세 경영인이 된 조 대표는 지난 1월 동구바이오제약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필러 기술을 보유한 아름메딕스와 신주인수계약 체결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미용‧성형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어 원료의약품·메디컬 푸드 공동 개발 등 사업군을 늘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구축한 라오스, 필리핀, 몽골, 브라질 등 현지 유통 채널과 연계해 수출에 미용·성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몽골에서는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앰플공장을 준공하면서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조 회장의 목표는 회사를 2년 내 시가총액 1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493억 원, 2일 기준 시총은 1449억 원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기존 제약회사는 치료 영역에 국한돼 있지만, 당사는 예방, 진단, 치료, 관리로 이어지는 토털헬스케어 기업을 꿈꾸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