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 '아라리스' 차세대 ADC 개발 글로벌 협력 확대

글로벌 제약사 J&J, 아라리스 플랫폼 '아라린큐' 활용
앞서 日 타이호약품에 인수…로슈 자회사와 공동연구 중

아라리스 바이텍이 보유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링커 기술.(아라리스 바이오텍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삼성물산과 함께 만든 펀드로 투자한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AG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링커에 기반을 두고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J&J, 아라리스 링커 플랫폼 활용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라리스바이오텍AG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과 ADC 개발을 위한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은 J&J가 아라리스의 차세대 ADC 링커 플랫폼 '아라린큐'(AraLinQ)를 활용해 ADC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ADC는 특이적인 암세포 '항체'에 '링커'라는 연결 기술을 활용해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인 '페이로드'를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정밀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ADC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무작위로 결합하는 1세대, 항체 유전자 변형을 통해 특정 위치에 약물을 붙이는 2세대 등이 있다. 3세대 기술은 유전자 변형 없이 항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다.

아라리스가 보유한 ADC 링커 플랫폼 아라린큐는 3세대 기술이다. 상대적으로 균일한 ADC 물질을 만들 수 있다. 기존 기술은 링커와 약물을 항체의 특정 위치에 부착하기 위해 별도의 작업이 필요했다. 아라리스 링커 플랫폼은 추가 가공 없이 링커와 약물을 항체와 결합할 수 있다.

아라리스는 연구를 통해 기존 항체를 재설계하지 않고 글루타민295(Q295) 부분을 활용해 간단히 페이로드를 항체에 결합할 수 있는 새 방법론을 제시했다. 단일 혹은 다수 페이로드를 정밀하게 항체에 부착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할 시 ADC 물질의 효능과 내약성을 개선할 수 있다.

日 타이호약품에 인수…로슈 자회사와 협력 중

아라리스는 지난 2019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에서 분사돼 설립된 기업이다. 삼성 투자에 앞서 2400만 달러(약 312억 원) 조달을 2022년에 성공하면서 총 4000만 달러(약 520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아라리스는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 자회사 주가이제약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주가이제약은 아라리스의 아라린큐를 사용해 비공개 타깃에 대한 항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ADC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이전 계약으로 아라리스는 선급금을 수령한다. 또 계약 관련 R&D 자금을 지원받는다. 옵션 행사 후 특정 개발, 규제, 상업적 단계를 달성할 시 아라리스는 개발 단계에 따른 기술료로 최대 7억 8000만 달러(약 1조 700억 원)와 제품 순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

아라리스는 지난 3월 오츠카홀딩스 자회사 타이호약품에 인수됐다. 타이호약품은 항암제 개발에 주력하는 연구개발(R&D) 중심 제약사다. 인수는 올해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계약에 따르면 타이호약품은 아라리스에 선급금 4억 달러(약 5500억 원)를 지급하고 최대 7억 4000만 달러(약 1조 150억 원) 추가 기술료를 지불할 예정이다. 인수를 통해 아라리스는 타이호약품의 전액 자회사가 된다.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아라리스에 단독 투자했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지난 2021년 7월 바이오 분야 신사업 기회 발굴을 목표로 15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펀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