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지분투자 케모맙, 전신경화증 파이프라인 ‘CM-101’ 2상 중단

현금유동성 확보 위해 파이프라인 정비…2상 준비 상태 유지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 집중

케모맙 테라퓨틱스 파이프라인.(케모맙 제공)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보령이 투자한 이스라엘 제약바이오 기업 케모맙 테라퓨틱스(Chemomab Therapeutics)가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 정비에 나섰다. 신약 후보물질 ‘CM-101’의 전신경화증(SSC) 적응증 임상 2상시험을 중단하는 대신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환자 대상 임상 2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케모맙은 CM-101의 SSC 적응증 임상 2상시험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파이프라인 조정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케모맙은 SSC 적응증 임상 2상에 진입하지 않는다고 전하면서 2024년 4분기까지 활용할 수 있는 현금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알렸다.

올해 6월30일 기준 케모맙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단기은행예금 등은 2670만달러(약 357억원)다. 2분기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500만달러(약 67억원)다. 임상 활동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290만달러(약 39억원) 대비 비용이 늘었다.

케모맙은 2011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바이오 기업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아디 모르(Adi Mor) 텔아비브대학교 면역학 박사가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다. 아디 모르 박사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최고과학책임자(CTO)로 근무하다가 최근 다시 CEO로 재임명됐다.

보령은 지난 2021년 3월 케모맙에 37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케모맙 지분 3.89%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이 보유하고 있는 케모맙 지분 장부가액은 올해 6월30일을 기준으로 8억원이다.

CM-101은 CCL24를 타깃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 NASH, SSC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다. CCL24는 피부와 장기의 섬유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모맙에 따르면 전신경화증 환자에서 주로 검출되는 ‘항토포이소머라제 항체’(ATA)가 있는 환자에서는 CCL24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케모맙은 지난해 유럽 류머티즘학회(EULAR2022)에서 CCL24가 전신경화증 치료제 타깃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케모맙은 전신경화증 적응증을 대상으로 CM-101의 잠재력을 확인한만큼 지금 당장은 임상2상을 중단하더라도 추후 임상 2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방침이다.

다만 케모맙은 SSC 적응증 임상2상을 중단하는 대신 PSC와 NASH 임상 연구는 지속할 방침이다. CM-101 PSC 임상 2상(The SPRING Study)은 환자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PSC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CM-101과 가짜약(위약)을 비교하는 연구다. 목표연구완료일은 2025년 9월이다.

지난해 마무리된 CM-101 NASH 임상 2상(The SPLASH Study)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임상결과 CM-101은 안전성과 내약성 등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투약 20주차에 측정된 간 섬유증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분석, 생리학적 평가 등 2차 평가지표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아디 모르 케모맙 CEO는 “CM-101은 SSC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므로 2상 개시 준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2024년 중반부터 말까지 현금유동성을 연장할 수 있는 추가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