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전약후]매일 챙겨먹는 '비타민C'…대항해시대 괴혈병 푼 열쇠

대항해시대 배 침몰보다 무서운 괴혈병 공포…레몬서 해법
비타민C 부족 피하 점막 출혈 유발…20세기 초 성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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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피로 회복의 대명사 '비타민C'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친근한 명약 중 하나다. 현대사회에 들어 일상 생활 필수 섭취 건강기능식품으로 취급받지만, 사실 비타민C는 수백년 전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주역이다.

비타민C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생각보다 가깝다. 20세기 초 헝가리의 생화학자 앨버트 샌죄르지는 식물을 통해 식물즙과 동물의 부신에 있는 '헥수론산'이 비타민C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때 명명된 비타민C의 다른 이름이 아스코르브산이다.

아스코르브산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샌죄르지가 비타민C의 존재를 밝히기 한참 이전이다.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는 햇볕을 통해 비타민D 등을 자체 합성할 수 있었지만, 비타민C 만큼은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해 괴혈병이란 질병에 직면했다.

괴혈병은 체내 비타민C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신 권태감, 피로, 식욕 부진 등 증상을 가져온다. 특히 90일 이상 체내 비타민C 공급이 끊기면 피하 점막이 약해지면서 출혈이 발생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인류 문명의 흐름을 바꾼 지난 15세기 대항해시대에는 망망대해 속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해 사망한 괴혈병 환자가 배의 침몰 등 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레몬 등의 과일 섭취로 이 괴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경험을 통해 밝혀졌고, 영국 해군은 1795년 항해 규정으로 감귤류 섭취를 명문화하기도 했다. 대항해시대로 구분되는 15세기 이후 약 300년간 괴혈병 사망자만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후 농업과 산업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일 등 작물 생산과 식품 섭취 등이 풍족해지면서 괴혈병은 인류를 위협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바꼈다. 괴혈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비타민C 일일 섭취량은 여성은 75㎎, 남성은 90㎎ 수준이다.

이러한 비타민C는 사과, 살구, 복숭아, 귤, 레몬, 토마토, 딸기, 파인애플을 비롯해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 녹색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있다.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알약 형태로 복용하기도 한다.

다만, 과다한 섭취는 금물이다. 하루 일일 섭취량은 귤을 2~3개 섭취하는 수준으로 많은 양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비타민C만을 과다 섭취할 경우 면역 활성과 호르몬 합성을 과다하게 유발하고, 설사·복통·요로결석 등 이상 증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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