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과 제네릭 동시 개발…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정조준

2월 혁신신약물질 '베르시포로신' 다국가 임상2상 본격 진행
이달 베링거인겔하임 '오페브' 대상 생동성시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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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대웅제약(069620)이 희귀 폐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약과 제네릭(복제약) 2가지 카드를 모두 꺼냈다. 제네릭 개발로 국내 시장 기반과 치료제 공급을 확대하고, 신약으로 해외 수출까지 모두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폐가 서서히 굳어져 기능을 상실하는 폐질환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으로 치료가 쉽지 않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닌테다닙 성분의 'DWJ1531정'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하 생동성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생동성 시험은 두 약물이 인체 내에서 동일한 반응을 나타내는 지 확인하는 복제약 상업화 절차다.

이 생동성 시험에 사용되는 닌테다닙은 베링거인겔하임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오페브 연질캡슐'의 원 성분으로 한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약제비 급여 지원도 되지 않아 1개월에 200만~300만원의 약값이 드는 의약품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이번 시험에서 오페브의 제네릭을 기존의 연질캡슐이 아닌 정제(알약)로 바꿔 상업화에 도전한다. 알약은 연질캡슐 대비 크기가 작아 환자가 먹기 쉽다는 특징이 있고, 생산원가도 비교적 낮출 수 있다.

단, 제네릭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오리지널 약인 오페브연질캡슐 관련 2건의 특허를 등재했으며, 오는 2025년 1월 25일까지 해당 권한을 보호받는다.

대웅제약은 오페브 제네릭 이외에 지금까지 동일한 치료 기전이 없는 '혁신 신약'(First in Class)으로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에 도전 중이다. 이 신약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개발명 DWN12088)은 올해 초 다국가 임상2상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한국과 미국 내 약 30개 기관에서 진행하는 이 임상2상은 환자 102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시험약 또는 위약을 투여 후 베르시포로신의 안전성과 노력성 폐활량(FVC) 개선율의 변화를 평가한다. 시험은 오는 2024년 완료 예정이다.

베르시포르신은 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특히 대웅제약은 올해 초 영국 소재 제약회사인 씨에스파마스티컬스와 베르시포르신 중화권 지역 대상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베르시포로신의 향후 적응증 확대에 따라 총 약 4130억원에 달한다. 순수 개발단계에 따른 기술료는 최대 약 934억원 수준이며, 중국·홍콩·마카오 등 현지 허가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발성 폐섬유증과 같은 희귀질환 분야는 세계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 유리하다"면서 "경험과 노하우 마련을 위해 신약과 복제약을 동시에 공략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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