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개 펴는 신라젠…'진화한' 항암바이러스, 전임상서 '효과'
"SJ-607, 체내 중화항체 피한다…항암효과 극대화"
스위스서 도입한 'BAL0891', 미국 임상1상 환자등록 진행
- 이영성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업그레이드된 '항암바이러스' 신약물질 개발에 속도를 낸다. 기존 항암바이러스 물질의 단점을 보완해 항암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신라젠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신라젠은 지난 10월 주식거래 재개에 성공했다.
신라젠은 이날 "SJ-607 등을 비롯한 SJ-600 시리즈의 상용화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동물실험(전임상)을 마무리한 단계로, 국제 학술지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2023년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혹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같은 최고 권위의 학회서도 관련 연구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에 대한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싱 아웃)도 고려하고 있다.
◇SJ-607, 체내 중화항체 견뎌내…항암바이러스 효능↑
신라젠이 개발 중인 SJ-600 시리즈는 정맥투여시 혈중 보체의 공격에 취약한 기존 항암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항암바이러스는 종양세포를 터뜨리면서 체내 면역 T세포의 활성도는 높이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하지만 기존 항암바이러스는 정맥투여시 종양까지 이동하는 동안 혈액 내 항바이러스 물질에 의해 대부분 제거된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신라젠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 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를 살아남게 할 수 있다.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는데,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SJ-607은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5분의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앞서 진행한 전임상에서 이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CD55가 SJ-607 항암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항암바이러스의 혈청 내 안정성이 500% 이상 개선됐다.
신라젠 관계자는 "SJ-607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곧 중화항체로 인한 항암바이러스의 효능 감소가 없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주기적 투여가 가능할 경우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투여 농도를 감소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천연두 예방주사나 최근 유행하는 원숭이 두창 예방주사를 접종해 (해당 성분인)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이미 형성된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기업서 도입한 'BAL0891' 미국 임상1상 시작
아울러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기술 도입한 신약물질 'BAL0891'의 미국 임상1상을 시작하고, 환자 등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이달 중 매리크라울리암연구소(Mary Crowley Cancer Research)를 시작으로 미국에 위치한 3곳의 임상기관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한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AML) 등 여러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이른바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BAL0891은 전임상 중 경구투여보다 정맥투여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냈다.
특히 체세포 분열(mitosis)를 저해하는 기존 항암제 파클리탁셀과 병용 시 항암 효과가 커졌다.
신라젠은 R&D 고급 인력을 확보하고 연구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노바티스·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경험이 있는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를 비롯한 의사(MD) 3명을 포함해 R&D 인력을 40% 이상 늘렸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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