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개 펴는 신라젠…'진화한' 항암바이러스, 전임상서 '효과'

"SJ-607, 체내 중화항체 피한다…항암효과 극대화"
스위스서 도입한 'BAL0891', 미국 임상1상 환자등록 진행

김재경 신라젠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라젠 기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2.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업그레이드된 '항암바이러스' 신약물질 개발에 속도를 낸다. 기존 항암바이러스 물질의 단점을 보완해 항암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신라젠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신라젠은 지난 10월 주식거래 재개에 성공했다.

신라젠은 이날 "SJ-607 등을 비롯한 SJ-600 시리즈의 상용화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동물실험(전임상)을 마무리한 단계로, 국제 학술지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2023년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혹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같은 최고 권위의 학회서도 관련 연구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에 대한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싱 아웃)도 고려하고 있다.

◇SJ-607, 체내 중화항체 견뎌내…항암바이러스 효능↑

신라젠이 개발 중인 SJ-600 시리즈는 정맥투여시 혈중 보체의 공격에 취약한 기존 항암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항암바이러스는 종양세포를 터뜨리면서 체내 면역 T세포의 활성도는 높이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하지만 기존 항암바이러스는 정맥투여시 종양까지 이동하는 동안 혈액 내 항바이러스 물질에 의해 대부분 제거된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신라젠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 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를 살아남게 할 수 있다.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는데,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SJ-607은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5분의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앞서 진행한 전임상에서 이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CD55가 SJ-607 항암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항암바이러스의 혈청 내 안정성이 500% 이상 개선됐다.

신라젠 관계자는 "SJ-607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곧 중화항체로 인한 항암바이러스의 효능 감소가 없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주기적 투여가 가능할 경우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투여 농도를 감소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천연두 예방주사나 최근 유행하는 원숭이 두창 예방주사를 접종해 (해당 성분인)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이미 형성된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박상근 신라젠 전무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라젠 기업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2.12.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스위스 기업서 도입한 'BAL0891' 미국 임상1상 시작

아울러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기술 도입한 신약물질 'BAL0891'의 미국 임상1상을 시작하고, 환자 등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이달 중 매리크라울리암연구소(Mary Crowley Cancer Research)를 시작으로 미국에 위치한 3곳의 임상기관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한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AML) 등 여러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이른바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BAL0891은 전임상 중 경구투여보다 정맥투여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냈다.

특히 체세포 분열(mitosis)를 저해하는 기존 항암제 파클리탁셀과 병용 시 항암 효과가 커졌다.

신라젠은 R&D 고급 인력을 확보하고 연구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노바티스·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경험이 있는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를 비롯한 의사(MD) 3명을 포함해 R&D 인력을 40% 이상 늘렸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l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