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SD 골랐던 스위스 유망 제약사…이번엔 신라젠에 기술 수출한 이유

신라젠, 스위스 바실리아서 항암 파이프라인 확보 성공
'펙사벡' 글로벌 간암 3상 경험 덕…유럽 바이오텍과 경쟁서 앞서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신라젠이 이달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로부터 이중효소 저해 항암물질 'BAL0891'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 유망 바이오기업에서 파이프라인을 이전 받은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21일 신라젠에 따르면 이번 기술 이전의 배경에는 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임상 경험이 한 몫했다. 바실리아가 펙사벡으로 세계 16개국에서 간암 임상3상을 진행한 신라젠의 이력을 높이 샀다는 평가다.

앞서 바실리아는 BAL0891의 상업화 파트너 경쟁입찰에서 유럽의 바이오텍 1곳도 고려했다. 그러나 해당 물질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3상까지 진행한 경험이 있는 신라젠을 최종 선택했다.

신라젠의 경우 지난 2016년 1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펙사벡 임상3상을 진행했다. 이후 2019년 무용성 평가 결과로 인해 간암 임상시험을 중단했지만, 지금까지 신장암과 흑색종 등 다른 암종에서는 병용투약 임상시험을 지속 중이다.

이에 바실리아는 BAL0891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았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3억3500만달러(약 4656억원)에 달하지만, 계약금은 1400만달러에 불과하다. 바실리아는 BAL0891가 상업화에 돌입해야 나머지 금액(기술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바실리아는 글로벌 의약품 업계에서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이 있는 회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로슈에서 분사해 미국과 유럽에서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주력으로 제조·판매하고 있다.

바실리아가 보유한 항암제 파이프라인만 총 5개다. 이 회사는 항생제 사업 집중을 위해 최근 항암제 기술 수출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항암물질 '데라잔티닙'의 경우 올해 말까지 미국 머크(MSD)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 데라잔티닙의 배 다른 형제인 BAL0891은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로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데 관여하는 'Threonine tyrosine kinase(TTK)'와 'Polo-like kinase 1(PLK1)'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이중 기전을 갖는다.

TTK와 PLK1을 각각 저해하는 항암제는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사례가 있지만, TTK와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MCI는 BAL0891이 유일하다. BAL0891 개발 성공 시 '계열 최초의 신약'이 된다.

신라젠은 '삼중음성 유방암(TNBC, 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치료제로 BAL0891을 개발할 계획이다. 바실리아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고형암에 대한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만큼 즉시 임상에 진입할 수 있다.

또 바실리아 비임상 시험에서 양호한 반응을 보인 '위암(Gastric Cancer, GC)', '대장암(Colorectal Cancer, CRC)',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등으로 적응증 확장도 고려한다.

이와 관련 신라젠 관계자는 "신라젠이 갖고 있는 항암제 개발 경험과 면역 항암제 작용 기전에 대한 이해, 면역 항암제 병용 노하우 등을 살려 BAL0891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이번 도입으로 거래소의 과제는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라젠은 지난 2월 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받아 지난 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안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 폐지 여부를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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