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균주 가문 논란…美진출 꼴찌 메디톡스 대웅제약에 시비
후발주자 대웅제약이 가장 빨라…임상3상 완료
메디톡스, 균주 근본 논란으로 대웅제약에 견제구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주름개선제로 인기가 높은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보유한 국내 3사가 경쟁적으로 미국시장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다. 후발주자가 출시 일정면에서 앞서가다보니 감정싸움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선발주자 메디톡스에 의해 시작된 균주의 태생 내지 가문 논란도 경쟁자의 시장선점을 견제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는 이해하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보유한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은 모두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개발 단계로는 대웅제약이 가장 빠르고 다음으로 휴젤, 메디톡스 순이다.
3개 회사가 모두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이유는 미국이 약 4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보툴리눔 톡신A 제제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당 약 40만~50만원에 달하는 높은 현지 가격 탓에 확실한 이익이 보장된다.
◇ 후발주자 대웅제약이 가장 빠르고…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후발 주자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A '나보타'는 메디톡스 '메디톡신', 휴젤 '보툴렉스'보다 늦게 출시됐지만, 이미 미국 임상3상을 완료했고 해외 수출을 위한 전용생산시설의 건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현재 나보타 전용 생산시설은 가동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시제품 생산라인은 확보하고 있으며, 2014년 5월 나보타 출시 이후 약 3년 내 모든 수출 물량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완공 후 밸리데이션(품질관리 기준에 따른 기기 및 공정 검증)까지 순항이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이에 맞춰 내년 초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후 FDA 공장 실사와 제품 등록 등의 기간을 거쳐 2018년 미국 발매를 예상하고 있다.
◇ 선발주자 메디톡스 가장 느려
반면, 메디톡스는 이제야 임상3상을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1위지만 미국진출 속도는 가장 늦다. 휴젤도 이미 지난해 12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받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앨러간에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국내 제품명 이노톡스)을 기술 수출했지만 공장건설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일정이 지체됐다. FDA 실사에 맞는 글로벌 수준의 공정을 우선 마련하고 임상신청을 진행하기로 앨러간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의 임상개발 등은 미국 앨러간이 갖고 있는 만큼, 양사는 FDA 심사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2014년 완공된 오송2공장은 올해 5월에야 검증을 마쳤다. 약 2년여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면서 지난 2013년 기술계약 이후 임상 3상을 신청하기까지 3년 이상 시간이 흘렀다. 앨러간은 내년부터 임상 3상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대웅제약이나 휴젤보다 미국 진입이 늦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 메디톡스, 균주 가문논란으로 대웅제약에 견제구
최근 3사간에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 내지 근본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러한 사정과 관계가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허가사항에 '홀(Hall)' 균주라고 표기하면서 원조인 보톡스와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돌파수단으로는 가격매력을 앞세웠다. 휴젤은 대웅제약과 달리 홀 균주가 아닌 'CBFC-26'으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홀 균주라고 표기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균주를 획득해 제품을 개발했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있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홀 박사가 명명한 균주로부터 시작된 뼈대(?) 있는 가계(家系)를 갖고 있는데 국내 토양에서 발견된 보툴리눔 균이 홀 균주라고 주장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문제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는 대웅제약의 균주가 앨러간,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하다고 한 적은 없다"라면서 "단지 나보타 균주와 독소단백질의 특성이 주요 홀 균주들과 일치한다는 판단하에 홀균주로 명명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보툴리눔 톡신제제를 보유한 7개 회사중 미국 앨러간, 한국 메디톡스,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중국 란쩌우 등 5개 기업만 균주 출처를 홀 균주로 밝히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위스콘신 대학에서 퍼져나갔지만 각국 허가기관에서는 특별한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에 허가신청한 제제 균주가 이미 미국 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보톡스와 같은 특성의 홀 균주로 확인되면 허가를 얻는데 지장을 받지 않는다.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효능을 동등하면서 가격은 낮은 점을 무기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사례와 같다.
다만 해외 국가에서 제품 등록시 균주의 출처는 보고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홀균주와 관련한 출처 논란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심사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무의미한 논란에 대응하지 않고 미국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앞서 국내에서 앨러간의 보톡스를 판매한 경험과 미국 파트너 에볼루스의 노하우를 더해 신속한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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