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참....이름에 '동'자 쓰는 제약사 말못할 고민
영어권서 ‘dong’은 비속어..몇몇사 사명변경 논의
최소한 현지법인명은 다르게 가져가는 분위기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이름에 '동(東)'자를 쓰는 제약사들이 개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동’자의 영어발음 ‘dong’이 미국 등에서 ‘남자의 성기’로 표현되는 비속어로 쓰이고 있어서다. 멋모르고 현지법인에 덜컥 붙였다가는 웃음거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17일 제약·바이오사 작명 전문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동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유명 제약사들 경영층과 사명 변경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제약사들의 사명이나 의약품의 성분, 제품에 대한 작명 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 기업 관계자는 “dong이 미국 등에서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보니, 몇몇 기업들이 사명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해 실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름에 동자가 들어가는 회사느 광동제약, 동화약품, 경동제약, 동국제약을 포함, 10곳을 훌쩍 넘는다. 한자로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東(동녘동)’자를 쓰고 있다. 한자를 많이 사용하던 1900년 초중반에 설립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인데 당시 사명에 아침을 뜻하는 동녘 동을 쓰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브랜드가 됐다. 그런데 내수를 넘어 해외로 가려다보니 토종 작명의 한계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드러나 버리고 말았다. 사명이 역사성을 가진 만큼 국내사명까지 변경하기는 부담스럽다해도 최소한 현지법인명은 다르게 가져가는게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음 국내 의약품이 허가를 받은 시점은 2003년(LG생명과학 항생제 신약 팩티브)이다. 그로부터 무려 10년 뒤인 2013년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 에소메졸이 개량신약으로 미국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엔 이같은 허가가 예사일 이 되다시피했다.
2014년에는 동아에스티(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가 미국서 두 번째 신약 허가를 받았고, 올해만 대웅제약(항생제 메로페넴),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 램시마), SK케미칼(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로 3개 제품이 미국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내수 시장 위주에 있었던 제약사들의 한자 이름이 현 시대에 어색한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설립되는 바이오벤처들을 중심으로는 애초부터 글로벌 진출을 겨냥해 영어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오랜 제약사들 중에서도 어려운 한자 이름을 해외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회사 이니셜을 사명 앞글자에 배치하기도 하는데, 바로 그러한 의중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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