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문제 풀려 창업했는데…의사 창업자가 마주한 7년의 벽[문대현의 메디뷰]
김광준 대표, 의사에서 경영자로 달라진 역할
"환자에게 필요한 것 해결하는 게 본질"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의사 창업이 늘고 있지만 의료 현장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해 실제 병원에서 쓰이게 하기까지는 긴 기간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임상시험과 인허가, 의료기관 도입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 기술 사업화 콘퍼런스 'MEeT 2026'에서 만난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도 이 과정을 직접 겪었다. 노년내과 의사로 환자를 진료하며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했지만,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쓰이기까지 7~8년이 걸렸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노년내과 진료 현장이었다. 노인 환자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지만, 의료진이 모든 환자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기는 어렵다. 김 대표는 AI로 환자 상태 변화를 예측하고 의료진이 적절한 시점에 대응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의사에게 보이는 '필요한 기술'과 실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료제품'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김 대표는 "기술이 있고 의학적 필요성이 있어도 병원에서 사용하려면 임상시험과 인허가가 필요하다"며 "수가를 받아 실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데 7~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창업 이후에는 의사로서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인허가와 품질관리, 임상시험, 영업, 채용과 조직관리까지 회사의 모든 과정이 대표의 책임이 됐다.
김 대표는 최근 조직이 커지면서 인사 기능을 강화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창업자의 역할은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보다 '책임지는 자리'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뿐 아니라 조직과 사업의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대표의 고민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미래 성장을 위한 선투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성장과 수익성, 조직 효율성을 함께 봐야 한다.
김 대표는 "성장도 해야 하고 이익도 내야 하며 조직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대표가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잘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는 병원에 축적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에 예측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병원 안에서만 작동하는 AI가 아니다.
병원에서 생성되는 의료정보와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만드는 건강정보를 연결해 환자의 상태를 더욱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 대표는 이를 '옴니케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시간은 환자의 전체 생활에서 일부에 불과한 만큼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정보까지 연결해야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병원 입장에서는 AI 제품을 하나 도입할 때마다 기존 의료정보시스템과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AI가 쉽게 병원 시스템에 붙을 수 있는 중간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북중미 월드컵 현장에서 대표팀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선수들이 최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도 의사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나 선수들과 대면하는 것도 회사 운영에도, 개인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에서 창업자로 역할은 달라졌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출발점만큼은 그대로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다만 이제는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역할을 넘어 기술과 조직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해결책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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