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했다고 끝 아니다"…병원·지역사회 잇는 '한국형 돌봄' 만든다
보건산업진흥원, 한국형 '하스피털 투 홈' 정책 방향 제시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환자가 병원 문을 나선 뒤에도 필요한 의료·돌봄 서비스를 끊김 없이 받을 수 있도록 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한국형 하스피털 투 홈'(HOSPITAL-TO-HOME) 정책 구상이 제시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퇴원 환자의 안전한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하스피털 투 홈의 개념과 정책 방향을 담은 '보건산업정책연구 퍼스펙티브 제6권 제1호'를 발간한다고 9일 밝혔다.
하스피털 투 홈은 환자가 퇴원하기 전 병원에서 의료·돌봄 필요성을 미리 파악해 계획을 세우고 지역의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로 연결하는 체계다. 퇴원 직후 환자가 제대로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건강 상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는지까지 확인한다.
진흥원은 현재 기관별로 나뉘어 있는 퇴원 환자 지원을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고령화로 의료와 돌봄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순히 '퇴원시키는 것'을 넘어 환자가 일상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때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특히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환자를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 공백을 문제로 지적했다. 병원이 환자 의뢰서를 보내더라도 퇴원 후 증상과 복약, 만성질환 등을 실제로 관리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른바 '수신자 없는 의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차의료기관이 퇴원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상태가 악화하거나 복합적인 문제가 생기면 지역 거점 의료기관과 퇴원 병원이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노쇠·장애·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돌아가는 환자의 의료·돌봄 공백을 줄이는 체계 구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돌봄로봇 등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AI를 단순히 위험 환자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자원 연결과 일정 조정, 원격 모니터링 등을 돕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다만 AI가 환자의 위험을 감지한 이후 누가 상태를 확인하고 대응할지까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로봇 역시 기술이나 보급 대수에 집중하기보다 환자와 가족, 돌봄 종사자가 실제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봤다.
진흥원은 한국형 하스피털 투 홈을 도입하기 위한 과제로 △대상자와 서비스 범위의 공통 정의 △지역 단위 책임의료기관·일차의료 수신체계 △병원과 지역사회 간 정보·회신체계 △전환 과정에 대한 보상모형 △돌봄기술 실증·구매·보상 기준 △공통 성과지표 마련 등을 제시했다.
고상백 진흥원장은 "의료·요양·돌봄의 제도 연계, 한국형 환자 경로, 일차의료의 역할과 책임, 돌봄기술·산업 육성과 보험자의 구매·평가를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 것이 강조점"이라며 "한국형 하스피털 투 홈 정책모형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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