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술 개발 넘어 제도 안착…"데이터 인프라 구축 절실"

[헬스케어의료기기 포럼] 업계, 지속가능성 주안점 두며 제언
정부 측 "개발된 기술, 현장 검증하며 기반 단계적으로 마련"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승복 AI헬스케어포럼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주최로 열린 제2회 K-헬스케어 의료기기 활성화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선 동국대 법학과 교수, 조향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디지털의료기술등재부장, 이상호 헬스맥스 대표, 김민정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 이승복 회장, 서영석 의원, 윤태형 뉴스1 상무, 이지원 이지케어텍 상무,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 2026.9.3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초고령사회와 의료인력 부족으로 지역필수의료 공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헬스가 보완재로 기능할 수 있으나, 현장 안착을 위한 제도화와 인프라 구축이 우선 시급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시대,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의료 AI 확산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2회 K-헬스케어 의료기기 활성화 포럼'에 참석한 의료 AI·디지털헬스 업계 관계자들은 데이터 활용과 법·제도에 보완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우선 비대면진료 플랫폼 '나만의닥터'를 운영 중인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대표는 의료데이터 활용을 여러 법률이 각각 규율하고 있어 일개 스타트업이 새로운 사업을 도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네거티브 규제와 정책 안정성을 촉구했다.

이상호 헬스맥스 대표는 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서비스까지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를 요청했다. 해당 솔루션으로 임상 지표가 개선됐거나 의료비가 절감됐다면 그 성과를 의료현장과 업계가 공유하는 성과 기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예방접종 안전관리 플랫폼 운영 기업인 리얼타임메디체크의 임재준 대표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현장을 지켜보며 사업화에 나섰던 경험을 소개하며 "문제 해결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런 일 등을 AI와 결합해 새 서비스·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선순환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의료 AI 기업 코어라인소프트의 나승준 부장은 의료 AI 솔루션을 지역 일차의료 현장까지 어떻게 안전하게 확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정부 방침이 의료취약지에도 적용될 만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 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승복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주최로 열린 제2회 K-헬스케어 의료기기 활성화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최지환 기자

병원정보시스템(HIS) 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는 이지케어텍의 이지원 상무는 어느 병원에서나 AI를 쉽게 선택·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공통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의 성능보다 AI가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약물·검사·알레르기·진단·수술 등 환자 안전과 의료기관 간 정보교류에 핵심적인 데이터는 강하게 표준화하고, 자유서술·비정형 데이터는 AI의 문맥 이해 능력을 활용해 해석하는 선택적 표준화 전략을 제안했다.

이 상무는 또 "AI의 목표는 의료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료진의 시간을 확보해 다시 환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좋은 AI가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차별 없이 일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고 AI로 의료진의 시간을 환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를 대상으로 선별·진단·치료·관리를 돕는 디지털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는 이모코그의 노유헌 대표는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AI·디지털 치료기기를 병원 밖 일상까지 연결하며, 실제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환자 치료를 연장해 주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현장의 가장 큰 장벽은 '디지털 치료기기를 실제로 사용해 볼 경험'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이모코그는 환자 상태에 맞춰 인지 훈련을 제공하고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기기 '코그테라'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 대표는 치료기기 등이 실제 의료·돌봄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평가해 보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향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디지털의료기술등재부장은 AI·디지털 의료기술의 확산을 위해 환자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제도 개선과 함께 기존 행위별 수가제 중심의 건강보험 보상 체계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조 부장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경우, 환자가 직접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기존 건강보험 보상 체계 작동 원리와 다르게 따져봐야 한다며 급여 필요성이 제기된 사례들에 대해선 산정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김민정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의료 AI와 디지털헬스 기술 확산을 위해 △데이터 연계 △현장 적용 △법적 기반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지역 필수의료에 AI를 실제로 투입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과장은 또 AI의 궁극적인 역할을 '의료현장 인력 부족 문제의 보완책'으로 규정하면서 개인정보와 환자 권리를 보호함과 동시에 필요한 데이터는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