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영양제인 줄 알고 해외직구…알고 보니 반입 금지, 전문약"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정보 이해능력 중요성 강조

불면이나 우울, 불안 증상 개선을 내세운 직접구매 해외식품(해외직구 식품)에 국내 반입이 금지된 의약품 성분이 다수 검출되는 등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불면이나 우울, 불안 증상 개선을 내세운 직접구매 해외식품(해외직구 식품)에 국내 반입이 금지된 의약품 성분이 다수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로 오인하기 쉬운 해외직구 식품의 무분별한 복용을 경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 이해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발원은 23일 "불면, 우울, 불안 증세 완화를 표방하는 해외직구 식품과 관련해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정보 이해능력과 올바른 정보 선택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발원이 진행한 지난해 건강정보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정확한 건강정보를 경험한 사람 가운데 18.7%가 해당 분야로 정신건강을 선택했다.

또 건강정보 이해능력 조사 결과, 정신건강 위험도에 대한 이해도가 3.13점(5점 만점)으로 여러 영역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나, 신뢰도 높은 건강정보 확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면 유도 및 우울증·불안증 치료 등의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해외 직구 식품 30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9개 제품에서 국내 반입 금지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됐다.

수면 유도 효능·효과를 표방한 11개 제품에서는 멜라토닌, 5-하이드록시트립토판(5-HTP), 후박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9개 제품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돼 있는 멜라토닌이 검출됐다.

우울감·불안 완화를 표방한 8개 제품에서는 신경안정제 등에 쓰이는 5-하이드록시트립토판(5-HTP), 리튬, 엘-도파 등 의약품 성분과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요힘빈, 바코파 성분이 확인됐다.

개발원은 "이런 제품들이 천연 성분, 수면 영양제, 기분 개선 보조제 등으로 판매돼 소비자가 처방이나 복약 지도가 필요 없는 제품으로 오인하고 장기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된 멜라토닌은 고함량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의존성과 함께 두통, 어지러움, 우울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5-하이드록시트립토판 역시 우울, 불안증 치료제의 성분과 유사하여 전문가의 처방 없이 과다 복용하면 구토, 메스꺼움, 행동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개발원은 건강정보를 이용할 때 정보의 출처와 목적을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게 중요하다며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 활용을 당부했다.

건강정보 생산·게시자는 거짓·과장에 주의하며 근거 기반의 정보를 출처·날짜를 제시한 채 이해관계나 광고 협찬을 받았다면 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건강정보 이용자에게는 출처·목적·날짜를 확인할 것과 비교·검토하며 합리적으로 의심하라고 권고했다.

한창우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는 일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번에 확인된 성분들은 전문가 관리 없이 복용할 때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복용을 시작하는 것도, 중단하는 것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헌주 개발원장은 "개발원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스스로 선별할 수 있도록 건강정보 이해 능력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개발원은 국민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해 국가 건강 정책을 개발하며 금연·절주·영양·신체활동 등 다양한 건강생활실천 프로그램을 기획·지원하고 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