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삔 줄 알았는데 골절?…가을 산행 발목 부상, 방치했다간 큰일
발목염좌, 통증 줄어도 방심 금물…반복되면 만성 불안정증·관절염 위험
걸을 수 있어도 골절일 수 있어…고령층은 낙상 후 고관절 골절도 주의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선선한 바람에 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가을 산행의 낭만 뒤에는 발목 염좌와 골절이라는 뜻밖의 부상 위험이 숨어 있다. 낙엽에 가려진 돌이나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발을 헛디디는 순간, 단순한 접질림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 통증과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지하는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발목 바깥쪽 인대가 손상된다. 손상 정도에 따라 단순 염좌부터 인대 부분 파열, 완전 파열까지 다양하며 통증과 부종, 멍, 움직임 제한 등이 나타난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발목을 삔 뒤 걸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벼운 부상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루는 데 있다. 하지만 걸을 수 있다고 해서 골절이 아닌 것은 아니다.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거나 복사뼈 주변을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있고, 부종과 멍이 빠르게 번지거나 발목 모양이 달라졌다면 골절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엑스레이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김우섭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을 접질린 뒤 통증이 조금 줄었다는 이유로 회복됐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며 "통증이 줄어든 것과 손상된 인대의 기능, 발목의 균형 감각이 회복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우선 휴식(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으로 이뤄진 'RICE 요법'을 통해 통증과 부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보조기 착용과 함께 관절 운동, 근력 강화, 균형 감각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통증이 줄었다고 곧바로 등산이나 운동을 재개하는 것은 금물이다. 충분한 재활 없이 활동을 시작하면 발목이 반복적으로 꺾이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관절 연골이 손상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목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발목 염좌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며 "환자가 다시 걷고 뛰며 운동할 때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까지가 치료"라고 강조했다.
심하게 접질렸다면 골절 가능성도 있다.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거나 복사뼈 주변을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있고, 부종과 멍이 빠르게 번지거나 발목 모양이 달라졌다면 엑스레이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목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붙는 것만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다. 발목은 체중이 집중되는 관절인 만큼 관절면과 정렬이 정확하게 복원되지 않으면 만성 통증과 운동 제한이 남을 수 있다. 관절 연골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년 뒤 외상 후 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발목 골절 수술은 금속판과 나사로 뼈를 고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수술이 아니다"라며 "체중이 실리는 관절면과 발목의 축을 최대한 정확히 복원해야 장기적으로 통증과 관절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이라면 발목 부상뿐 아니라 고관절 골절에도 주의해야 한다. 골밀도가 낮은 노인은 가벼운 낙상이나 엉덩방아만으로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규현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나들이나 산행 중 겪은 발목 염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점진적인 관절 건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목 및 관절 부상을 입었다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년층은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기만 해도 고관절이 부러질 수 있다"며 "경사진 등산로나 고르지 못한 지면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피로가 느껴질 때는 충분히 쉬면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가을 산행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발목과 하체 근육을 풀어주고, 발목을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는 등산화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만큼 무리한 산행을 피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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