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만으론 못 끊는다"…마약 중독 치료·재활에 134억 투입
마약사범 20년 새 3배 증가…치료·회복 중심 대응 전환
기소유예·출소자 치료 연계…권역치료보호기관 13곳 확대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마약류 중독 치료와 재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도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 단속과 처벌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치료와 회복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치료 인프라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4일 마약류 중독자가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받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마약류 대응 예산 134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37억 원(38%) 늘어난 규모다.
복지부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은 2005년 7100명에서 지난해 2만 3400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밀수·밀매·소지 등의 범죄 유형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정부는 마약류 중독을 범죄 문제뿐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보고 치료·재활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마약류 중독을 치료 가능한 뇌질환으로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치료·관리를 통해 회복과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 다만 그동안 마약류 사범에 대한 대응이 단기 재활교육에 치우치면서 치료 연계 체계가 부족하고 치료 난이도에 비해 보상이 낮아 전문 치료기관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국무조정실 마약류대책협의회와 관계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치료·회복 중심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복지부는 내년부터 '마약류 사범 중독치료 연계 강화 시범사업'(가칭)을 추진한다. 기소유예 처분 또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거나 교정시설 출소 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전담 인력이 상담과 평가를 실시한 뒤 치료보호기관으로 연계하는 사업이다.
치료 이후에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지역사회 회복 지원체계와 연결해 집중 사례관리와 자조모임, 가족 상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22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치료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이 마약류 중독 치료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를 개발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초기 해독 치료부터 지속 치료, 재활 및 지역사회 연계까지 단계별 치료 과정을 보상 체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권역 치료보호기관을 현재보다 2곳 늘린 13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치료의 질 향상과 표준화를 위해 마약 중독자 표준진료지침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중독 치료·재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마약류 중독은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의 치료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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