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문제 아니다"…남성도 갱년기 오면 골다공증 위험

남성호르몬 부족 1.9배·비타민D 부족 1.6배 위험 증가
골밀도 검사 받는 남성 7% 불과…"정기 검진 받아야"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남성호르몬과 비타민D가 동시에 부족할 경우 고관절 골밀도 저하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이동섭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남성호르몬(Testosterone)과 비타민D 결핍이 고관절 골밀도 저하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과 질이 감소해 뼈가 약해지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는 질환이다. 특히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은 장기간 입원과 장애, 사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 고령층의 대표적인 건강 위협으로 꼽힌다.

주로 폐경 여성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 역시 노화와 남성호르몬 감소에 따라 골밀도가 떨어지면서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60세 이상 남성의 골감소증 유병률은 약 50%로 여성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남성호르몬 저하증 환자 중 골밀도 검사를 받는 비율은 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서울성모병원과 성빈센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남성 557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골밀도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으로 측정하고 혈중 남성호르몬과 비타민D 수치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골밀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위별로 차이를 보였다. 요추 골밀도는 체질량지수(BMI)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았지만 고관절 골밀도는 나이와 BMI, 남성호르몬, 비타민D가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호르몬 결핍군(3.5ng/mL 미만)은 정상군보다 고관절 골밀도 저하 위험이 약 1.9배 높았고, 비타민D 부족군(30ng/mL 미만)은 약 1.6배 높았다. 비타민D 30ng/mL 이상이 뼈 건강 유지에 권장되는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두 인자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상호작용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그룹에서는 비타민D 수치에 따른 고관절 골밀도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상태에서 비타민D까지 결핍되면 칼슘 흡수 효율이 떨어지고 골소실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특히 고관절에 주목했다. 고관절은 척추보다 연령 증가에 따른 골소실이 집중되는 부위로 대퇴골 골절이 발생할 경우 장기간 침상 생활과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은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후 사망률과 경제적 부담이 여성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 교수는 "중장년 및 고령 남성이라면 남성호르몬과 비타민D 수치를 함께 점검하며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로감이나 근력 저하, 성기능 감소 등 남성 갱년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호르몬 검사와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고령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왼쪽), 이동섭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