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진단…AI 활용해 민감도 90% 확인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세포유리DNA 분석 기술 개발
분변잠혈검사보다 민감도 높아…진행성 대장용종도 58% 검출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변정식·홍승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혈액 속 세포유리DNA(cfDNA)를 분석하는 AI 기반 혈액진단법을 활용해 대장암 환자와 정상 대조군 1677명을 분석한 결과 대장암 진단 민감도가 90.4%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기존 분변잠혈검사의 민감도인 70~80%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국가암검진에서 대장암 검진은 분변잠혈검사를 기본으로 시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일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한다. 하지만 대변을 직접 채취해야 하고 내시경 검사 전 장을 비우는 과정이 필요해 수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44.4%로 주요 국가암검진 대상 암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액체 생검 및 임상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GC지놈과 함께 대장암 환자 302명, 진행성 대장용종 환자 108명, 정상 대조군 1267명 등 총 1677명을 대상으로 세포유리DNA 혈액검사의 진단 성능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채혈을 통해 얻은 세포유리DNA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으로 분석한 뒤 DNA 절편 길이와 말단 구조, 유전체 분포 등의 정보를 AI 딥러닝 모델에 적용했다. 암세포 유래 DNA는 정상세포와 길이와 절단 위치, 말단 구조 등이 달라 혈액만으로도 암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원리다.
분석 결과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90.4%, 특이도는 94.7%로 나타났다. 대장암 환자 10명 중 9명을 정확히 찾아냈고 정상인 100명 중 95명을 정상으로 판별한 셈이다.
병기별 민감도는 1기 84.2%, 2기 85.0%, 3기 94.4%, 4기 100%였다. 특히 내시경 절제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초기 대장암(T1N0)을 90%의 민감도로 검출했다. 암 발생 직전 단계인 진행성 대장용종도 58.3%의 민감도로 찾아내 조기 진단은 물론 예방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최근에는 국가암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20~40대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어 검진 사각지대를 줄이고 조기 발견율을 높일 수 있는 보다 간편한 선별검사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검사만으로 보다 편리하게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인 만큼 향후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가 대장암 검진 대상 연령보다 젊은 20~40대에서도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혈액검사의 편의성과 AI 기술이 결합하면 보다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고 조기 발견을 통해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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