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李정부 미프진 도입 검토 제동…"입법·안전성 검증 먼저"
이재명 대통령 '의사 재량' 언급에…23일 긴급 세미나 개최
조배숙 "낙태 문턱 낮추는 데만 급급…매우 위험한 발상"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미프진) 도입 검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부가 법 개정 없이 행정적으로 임신중지약 도입을 추진해서는 안 되며 충분한 법적·의학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배숙·김미애·백종헌·안상훈·서명옥·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낙태약물 무법적 허용의 문제점'을 주제로 긴급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미프진 도입과 관련해 의사의 재량과 양심에 맡기는 절충적 방안을 언급한 이후 열렸다.
조배숙 의원은 개회사에서 "현 정부와 다수당은 입법 공백을 메우려는 노력은커녕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오히려 약물 낙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낙태 문턱을 낮추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며 "심지어 국무회의에서는 법률적 절차를 우회해 행정적 조치나 의사의 재량으로 약물 낙태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없이 법망을 피하고자 고위험 약물을 성급히 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철저한 준비 없이 약물이 무분별하게 도입될 경우 다량 출혈과 감염증은 물론 불완전 유산에 따른 응급 수술과 패혈증 등 임신부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박성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만삭낙태, 약물낙태 등 모든 종류의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국회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제적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입법을 해서 그에 따라 규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입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적 조치로 약물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법 개정 없는 낙태약물 허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은혜 순천향의대 부천병원 교수는 대통령의 '의사의 양심과 재량' 발언과 관련해 "고도의 전문적인 영역이자 윤리적으로 중대한 문제에 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이화여대 서울병원 교수는 해외 연구를 소개하며 약물낙태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미국 보험청구자료 분석에서 약물낙태를 받은 여성의 10.9%가 중대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또 2000~2006년 핀란드에서 임신 63일 이하에서 시행한 4만 2619건의 낙태를 분석한 결과 약물낙태군은 수술낙태군 대비 전체 합병증 발생률이 약 4% 높았다.
장 교수는 "낙태약물은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다"라며 "객관적이고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권익은 낙태로 내몰리지 않도록 '낙태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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