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넬라증 역대 최다…"원인불명 폐렴 검사해야"

5월 말까지 314명 신고…지난해보다 43.4% 증가
고위험군 조기 진단 중요…감염 적극 확인 권고

지난 2020년 광주 북구청 옥상 냉각탑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에어컨 사용으로 감염될 수 있는 호흡기질환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 냉각탑수를 채수통에 담고 있다. ⓒ 뉴스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증가하며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동기간 기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중증 폐렴 환자 등에 대해서는 레지오넬라 감염 여부를 적극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30일 기준 레지오넬라증 신고 환자가 314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9명)보다 43.4% 증가한 수치로 2000년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다 발생이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은 20~50도의 따뜻한 물에서 잘 증식하고 냉각탑과 건물의 냉·온수시설, 샤워기, 목욕장 욕조수, 스파·월풀 등 인공수계시설에서 번식한다. 증식한 균은 물방울(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고 이를 흡입하면 감염된다. 단 사람 간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되면 중증 폐렴 형태의 레지오넬라 폐렴이나 경증 독감과 비슷한 폰티악열이 나타날 수 있다.

폰티악열은 폐렴 없이 발열과 근육통 등을 보이다 대부분 일주일 이내 자연 회복된다. 반면 레지오넬라 폐렴은 고열과 마른기침, 호흡곤란은 물론 설사와 구토,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중증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 치명률은 5~10% 수준으로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50세 이상 고령자와 흡연자, 만성 폐질환자, 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레지오넬라증은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환자와 의사환자를 진단한 경우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지역사회획득폐렴 환자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중증 폐렴 환자, 면역저하자, 의료기관 내 감염이 의심되는 폐렴 환자, 레지오넬라균 오염이 의심되는 수계시설 노출력이 있는 경우에는 레지오넬라 폐렴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진단검사와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레지오넬라 폐렴은 다른 호흡기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임상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쉽지 않다"며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지역사회획득폐렴 환자나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중증 폐렴 환자 등은 레지오넬라 감염 여부를 적극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또 본격적인 여름철 냉방기 사용이 늘고 온천과 수영장, 목욕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증가하는 만큼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강조했다. 여름철에는 냉각탑과 급수시설 등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은 급수시설을 정기적으로 청소·소독하고 장기이식센터와 중환자실 등 고위험 구역에 공급되는 물은 필터 등을 활용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의료용 분무기와 산소마스크, 네뷸라이저 등 호흡기 치료기구에는 반드시 멸균수를 사용해야 하며 건물 급수시설과 공동주택 온수시설은 냉수 20도 이하, 온수 50도 이상을 유지하는 등 수온 관리도 중요하다.

또 냉각탑과 목욕장, 온천,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정기적인 청소와 소독, 적정 소독제 농도 유지 등 환경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질병청과 전국 지자체는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 매년 주요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환경 검사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며 "환자 발생 감시 및 감염경로에 따른 역학조사 및 다중이용시설 환경 검사 모니터링 등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