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태움' 사망 후속 대책 잇따라…간협·복지부 "재발 방지"

李대통령 대응 주문 후 정부·간호계 재발방지 논의 속도
간협 3대 과제 발표…복지부 "직장 내 괴롭힘 대응 강화"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제27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내년 임상실습을 앞둔 간호대학 2학년 학생들이 촛불의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간호사 '태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한 이후 정부와 간호계의 후속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2일 밤 입장문을 내고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고(故) 강수빈 간호사를 애도하며 "더 이상 간호 현장에서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반복되는 직장 내 괴롭힘과 이른바 '태움' 문화의 근본 원인으로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목하며 세 가지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간협은 우선 간호법 개정을 통해 환자당 간호사 배치기준 법제화를 추진하고 법안 통과 이후에도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기로 했다.

또 간호인력지원센터의 고충 상담 기능을 확대하고 전문 상담 인력과 법률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과 인권침해 예방 교육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심으로 운영 중인 교육전담간호사 제도는 중소병원까지 확대해 신규 간호사 교육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간협은 "누구나 안전하게 존중받으며 일할 권리는 병원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며 "더 이상 현장의 간호사들이 홀로 절망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지난 1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기자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같은 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간호사 태움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복지부는 간호사들이 일하기 좋은 병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과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간호사 태움 방지를 위한 조치 진행 상황을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인력지원센터 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고용노동부 노동지청과 연계한 근로감독과 조직문화 컨설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전담간호사 배치와 3개월 이상 신규 간호사 교육기간 확보, 간호인력 배치 확대, 다양한 근무 형태 도입 등을 통해 간호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엑스를 통해 "'태움'은 교육이나 전통,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라며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즉시 해당 병원에 대한 노동점검을 시작하고 유사한 위험이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무작위·예고 없는 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직장 내 괴롭힘과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살펴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도록 허용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병원 조직문화와 근무환경 개선, 의료 분야 직장문화 혁신 컨설팅 확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는 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고 강수빈 씨가 선배 간호사들의 지속적인 '태움'을 겪은 뒤 퇴사했고,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 씨는 재직 당시 수간호사와 간호부 등에 여러 차례 피해를 호소했지만 실질적인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일부를 인정했지만 병원은 가해자 1명에게 '훈계' 처분만 내렸고, 가해자로 지목된 간호사들은 현재도 같은 병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