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치매 위험 높인다…"실외 초미세먼지 수십 배"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서 기억력 저하·해마 변화 확인
"조리 시 환기·환풍기 사용 등 실내 공기질 관리 중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실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인지기능 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실외 대기 농도의 수십 배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세먼지 연구는 주로 대기오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내 조리 연기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퇴행성 뇌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을 활용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은 인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기전인 아밀로이드-베타 축적과 치매 증상을 모사하도록 개발된 실험동물이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동물모델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서 변화가 관찰됐다. 또한 공간 기억과 환경 변화 인지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 형성과 신경세포 간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발현도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양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알츠하이머병 병리의 핵심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촉진하고 인지기능 저하를 악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영열 국립보건연구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연구과 과장은 "이번 연구는 실내 환경요인이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제시한 결과"라며 "향후 관련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 결과인 만큼 사람에게서도 동일한 영향이 나타나는지는 추가적인 역학 연구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노출되는 환경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조리 시 환풍기 사용과 창문 개방 등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실내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위험을 낮추는 잠재적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실내환경·건강 분야 국제학술지인 'Indoor Air'에 지난달 게재됐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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