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생명 살리는 게 또 다른 애국"…97세 노병, 재산 환원
6·25 참전유공자 김선영 씨, 사랑의열매에 유산기부 약정
"한푼 두푼 모은 돈…치료비 없어 고통받는 아이들에 쓰이길"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던 6·25 참전용사가 평생 모은 재산 일부를 "자라나는 어린 생명을 살리는 데 써달라"며 사회에 환원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기도 소재 보훈원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 김선영 씨(97)가 지난 23일 자신의 자산 일부를 사후 사회에 환원하는 유산기부를 약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약정으로 김 씨는 사랑의열매 유산기부자 모임인 '레거시 클럽(Legacy Club)' 회원이 됐다.
김 씨는 6·25 전쟁 당시 국방경비대 소속으로 참전해 전쟁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그의 몸에는 당시 입은 겨드랑이 총상과 손가락 부상 등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근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김 씨는 "기부 사실이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이들의 나눔 참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유산기부를 결심한 데에는 같은 보훈원에 거주하는 6·25 참전용사 조장섭 씨의 권유가 있었다. 조 씨 역시 지난해 3월 사랑의열매에 유산기부를 약정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경기 사랑의열매와 보훈원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씨는 "옆방 참전 동료의 권유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한푼 두푼 모은 이 돈이 내 손을 떠날 때 가장 필요한 곳으로 가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애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재산을 남기기로 한 곳은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 환아들이다. 김 씨는 "TV에서 치료비가 없어 고통받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아팠다"며 "자라나는 어린 생명을 살리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젊은 날에는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고 노년에는 기부를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해주신 김선영 님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고귀한 뜻이 우리 사회에 깊이 새겨질 수 있도록 소중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 모금·배분 기관으로 전국 17개 시·도 지회를 통해 모금된 성금을 지역 복지사업 등에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유산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2013년 국내 최초의 유산기부자 모임인 '레거시 클럽'을 출범시켜 운영 중이다. 부동산과 현금, 보험금, 유가증권 등 다양한 자산을 기부할 수 있으며 관련 법률·행정 절차도 지원하고 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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