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늘리고 판매점 확대…탈모 건보 적용 검토
119 이송·전원체계 손질해 '응급실 뺑뺑이' 해소…권역응급센터 확대
자살예방부터 의료혁신까지 AI 활용 확대…요양병원 간병 급여화 추진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상비약 구매 편의성을 높이고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 개편과 AI 기반 자살예방·의료혁신 정책도 추진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생활밀착형 의료비 부담 완화부터 필수·응급의료 강화, 의료·돌봄 분야 인공지능(AI) 전환까지 포괄하는 내용이다.
우선 정부는 현재 11개인 편의점 판매 상비약 품목을 최대 20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약사법상 20개 품목 이내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현재 지정 품목은 13개에 그친다. 이마저도 일부 품목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실제 판매 품목은 11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품목 확대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고시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판매점 확대를 위한 약사법 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는 24시간 운영 편의점에서만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가능하다.
비대면진료와 연계한 약 배송 서비스도 안정화·확대한다. 현재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제1·2급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약 배송 체계를 보완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도 추진 과제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해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재정 소요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청년층 탈모가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건강보험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며 "다음달 국민 200명이 참여하는 '모두의 토론회'를 통해 탈모치료 급여화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뒤 그 결과를 정책 검토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에도 속도를 낸다.
광주·전라권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송체계 혁신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시도별 이송지침과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기반으로 119 이송부터 병원 간 전원, 최종치료까지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권역응급센터 지정기준도 개편한다. 현재 인력·시설·장비 중심인 평가체계를 중증응급질환 치료역량 중심으로 전환하고 권역응급센터를 현재 44개소에서 60여 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증소아전문센터는 현재 14개소를 재지정하고 추가 지정도 추진한다. 달빛어린이병원은 120개소에서 130개소로 확대하고 정신응급 분야에서는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13개소에서 14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AI를 활용한 응급의료 혁신에도 나선다. 환자 상태와 활력징후, 심전도 정보 등을 기반으로 AI가 중증도를 분류하고 최적의 이송 병원을 추천하는 체계를 구축해 응급환자 이송 지연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 장관은 "응급의료 문제는 단순히 응급실의 문제가 아니라 중증 응급환자의 최종 치료 역량을 확보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이송체계와 수가, 인력, 의료사고 안전망을 함께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살예방 정책도 한층 강화된다. 정부는 자살시도자의 채무·빈곤·실업·가족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청소년상담센터 등과의 연계를 확대한다. 향후 통합돌봄, 가족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과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의 상담인력은 현재 103명에서 200명으로 늘린다. 대기 중인 상담자의 위급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신속응대팀을 운영하고 상담일지 작성과 위험도 평가를 지원하는 AI 상담지원 시스템도 도입한다.
특히 온라인상의 자살모집, 자살수단, 자살유발 정보를 24시간 탐지하고 삭제·차단을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포함한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도 조기 수립할 방침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와 복지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AI 대전환'에도 나선다.
환자 의뢰·회송 과정에 AI를 적용해 병원 간 연계를 자동화하고 개인 의료정보 조회와 진료정보 교류를 통합 제공하는 디지털의료정보교류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AI 기반 디지털 의료기기의 신속 상용화를 지원하고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사업 등 보건의료 전주기 AI 전환 사업도 본격 착수한다.
복지 분야에서는 AI 돌봄서비스와 스마트홈·스마트 돌봄시설을 확대한다. 복지·돌봄 마이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고 고령친화산업(Age-Tech) 육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AI는 환자 진단과 치료, 응급의료 자원 관리, 공공의료 협력체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의료·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비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지원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를 추진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한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퇴장방지의약품 등 필수의약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제네릭 의약품 약가 인하와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에도 착수한다.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의료체계도 개선한다. 분만병원과 권역모자의료센터 간 협력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현재 서울 2개소 중심에서 전국 5개 권역 6개소 체계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 전문의 대상 배상책임보험 지원을 응급·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까지 확대하고 불가항력적 분만사고 국가보상 범위도 산모 중증장애까지 넓혀 필수의료 종사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을 전담할 조직 신설도 추진한다. 정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실과 별도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실을 신설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며 다음달 중순 시행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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