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응급환자 최적 병원 찾는다"…정부, 이송체계 혁신 전국 확대

정은경 장관 '대구·경북형 스마트 이송체계' 시연 참관
심근경색 환자 병원 추천부터 문제 환자 전원 지원까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2026.5.28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응급실 미수용과 이송 지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구축에 나선다.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병원을 찾아주는 '스마트 이송체계'를 도입하고, 지역별 이송지침 정비를 통해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대구광역시·경상북도와 응급환자 이송체계 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형 스마트 이송체계' 시연을 참관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보고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의 9월 전국 확대 계획에 맞춰 대구·경북 지역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개된 기술 시연에서는 응급환자 이송부터 진료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한 응급의료 혁신 모델이 소개됐다. 해당 시스템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기술로, 구급차 단계에서부터 응급실 치료까지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이송 병원 선정과 진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시연은 심근경색 환자 이송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를 설명하면 AI가 활력징후와 심전도 정보를 분석해 중증도를 자동 분류하고 우선 이송이 필요한 병원을 추천한다. 이후 환자 정보가 병원에 실시간 전송돼 의료진이 필요한 진료 자원과 처치 준비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응급실 도착 전 병원 준비 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시연에서는 지역의료원으로 이송된 환자 상태가 악화돼 상급병원으로 재이송이 필요한 '문제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AI는 환자의 중증도를 다시 평가해 적합한 상급병원을 추천하고 의료진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환자가 상급병원에 도착한 뒤에는 AI가 응급실 초진과 진단·처방 추천 등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모습도 시연됐다. 삼성서울병원이 개발한 응급실 AI 지원 시스템(AEGIS)이 활용됐으며, 복합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 판단을 보조하는 기능이 소개됐다.

시연에 참석한 경북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응급의료 현장에 AI가 도입될 경우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한정된 응급실 병상과 인력으로 더 많은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복지부는 이 같은 AI 기반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현재 수립 중인 'AI 기본의료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응급환자 이송지침 개정안도 논의됐다.

대구시는 영남권 의료 거점 역할을 고려해 인근 시·도와의 환자 수용·진료 연계를 강화하고 응급의료기관 간 소통체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넓은 권역과 산악지형, 울릉도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해 헬기 이송과 이송-전원 연계 체계를 강화하는 등 중증응급환자의 장거리 이송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했다.

또 양 지역 모두 광역상황실이 지역 내 수용이 어려운 환자의 이송 병원 선정과 전원 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날 논의된 개정 이송지침은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앞서 광주·전북·전남 지역에서 실시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토대로 오는 9월까지 전국 확대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이송이 지연될 경우 광역상황실을 통해 전국 단위 병상 수배와 전원 연계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장관은 "대구·경북이 그리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하고 고민을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른 시·도의 시범사업 확대 상황도 면밀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