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고 놀다가 "으앙~"…영유아 사고 90% 일상 중 발생

질병청 25만건 분석 결과…거실·방 등 생활공간서 빈번
저녁 7~9시 집중…약물 중독·질식 사고는 치명률 높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서 참관객들이 영유아 심폐소생술을 습득하고 있다. 2024.10.31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영유아 가정 내 안전사고 대부분은 특별한 위험 행동보다 먹기·놀기·이동하기 같은 평범한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장소 역시 거실과 방·침실 등 아이들이 평소 생활하는 공간에 집중됐다.

질병관리청은 2016~2024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자료 중 7세 이하 영유아의 가정 내 손상 사례 24만9934건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는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방문한 손상 환자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가 손상 감시체계다. 손상 발생 장소와 원인, 치료 결과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예방 정책 수립에 활용된다.

질병청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호자용 소책자와 놀이형 교육 교재, 카드뉴스, 교육 동영상 등 영유아 손상예방 교육자료도 제작·배포한다.

분석 결과 손상 당시 활동은 '기본 일상생활'이 91.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먹기·씻기·놀기·쉬기·이동하기 같은 일상적인 생활 과정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의미다.

질병청은 "가정 내 영유아 손상은 특별한 위험 행동보다는 아이가 평소 생활하는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하던 중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정 내 손상을 입은 영유아 가운데 남아 비율은 58.3%로 여아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활동량이 많아지는 1~2세가 44.9%로 가장 많았고 3~5세(33.2%), 1세 미만(12.8%) 순이었다.

사고 장소는 거실이 40.7%로 가장 많았고 방·침실이 39.1%로 뒤를 이었다. 특히 1세 미만 영아는 방·침실 사고 비율(52.7%)이 가장 높았지만 1세 이상부터는 거실 사고가 더 잦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질병청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계단·베란다·현관 등으로 사고 장소도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영유아 손상 세부 발생 장소(왼쪽). 영유아 손상 발생 기전. (질병청 제공)

손상 유형으로는 추락·낙상이 3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딪힘 같은 둔상(30.9%), 이물 삼킴(13.1%) 순이었다.

특히 사고는 오후 7~9시에 가장 집중됐다. 전체의 34.3%가 이 시간대 발생했으며, 오후 4~6시(21.0%)와 밤 10시~자정(11.8%)이 그 뒤를 이었다.

질병청은 저녁 시간대가 보호자들이 식사 준비와 집안일, 아이 취침 준비 등을 동시에 하는 시간인 만큼 상대적으로 아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 진료 결과 대부분은 귀가 조치됐지만 일부 사고는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았다.

기도 폐쇄 등 호흡 위협 사고의 경우 입원율은 25.7%, 사망률은 10.2%로 나타났다. 화학물질 중독 역시 입원율이 8.0%로 비교적 높았다.

중독 사고를 일으킨 물질은 감기약·비타민·진통제 같은 약물이 42.2%로 가장 많았고 접착제·세척제·살충제 등 화학물질이 37.9%였다.

호흡 위협 사고 원인으로는 음식물이 41.1%로 가장 많았으며 물(13.1%), 동식물(10.2%), 장난감 등 유아용품(6.3%) 순으로 집계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영유아 손상은 대부분 보호자에게 익숙한 집 안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1세 이상 유아는 활동량이 늘어나고 위험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거실과 바닥, 가구 주변 등을 중심으로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